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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더위 비상

예년보다 더울 확률 51~71% 불볕 예고
해수면 온도는 폭염 신호… 불안한 시선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한반도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여름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 등 각종 더위 관련 기록들을 갈아치운 ‘기상이변’급 더위였다. 올해도 벌써 심상치 않다. 지난달 21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23도까지 오르며 역대 가장 더운 5월 아침 날씨를 기록했다. 기상이변 수준의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 등 이상 기후가 일상이 된 시대, 기상청과 기상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여름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6일 기상청의 3개월 전망을 보면 올여름 6월이 평년보다 더울 확률은 58%, 7월은 64%, 8월은 71%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기후예측 모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기상청이 시범운영 중인 6개월 전망에서도 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8.1%, 10월은 44.3%, 11월은 39.9%였다. 올여름이 평년보다 덥다는 전망에 기상 전문가 대다수가 고개를 끄떡인다. 관건은 ‘더운 정도’다. 언제 얼마나 강한 무더위가 찾아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버금가는 더위가 올 것으로 보고, 좁은 지역에 짧게 퍼붓는 기습 강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23.7도)보다 1.9도나 높았다. 기상 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정교한 기온 계측이 가능해진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 열대야 일수도 20.2일로 역대 1위였다.

국민일보DB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할 조건이 형성돼 있다. 한국의 여름 날씨는 한반도 인근에 있는 4개의 공기 덩어리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좌우된다. 남동쪽 해상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우리나라 여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고온다습해 이 고기압이 한반도로 확장하면 뜨겁고 끈적끈적한 날이 된다.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티베트 고기압’과 중국 내륙에서 형성되는 ‘중국 열적 고기압’은 고온건조한 성질을 갖고 있다.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이중으로 한반도를 뒤덮을 때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찜통 더위’가 발생한다. 지난해 지독했던 폭염과 열대야의 원인도 여기에 있었다. 여기에 중국 열적 고기압까지 가세하면 폭염은 한층 극심해진다.

‘뜨거운 바다’ 최악의 폭염으로

북동쪽에는 차가운 성질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있다. 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면 그 경계에 장마전선이 형성된다. 두 기단이 위치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다.

기상청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강세를 예상한 건 해수면 온도 때문이다. 북인도양과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뜨거운 상태인데, 이는 대기 흐름을 바꿔 연쇄적으로 우리나라 날씨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다가 뜨거워지면 증발이 잘 일어나고, 공기는 위로 올라가 상층부에 모여 고기압이 된다. 이 고기압 옆에 저기압이 만들어지고, 저기압 옆에 고기압이 만들어지는 식으로 연쇄 작용을 일으켜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을 잘 발달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 결국 남동쪽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티베트 고기압의 확장은 지난해보다 제한적일 거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티베트 지역에 눈이 평년보다 많이 쌓여 있어서다. 더운 공기가 상승해야 고기압이 강해지는데, 눈이 많으면 햇빛을 반사해 공기가 뜨거워지는 효과가 줄어든다.

유럽에 덮여 있는 눈의 양이 적은 점, 북극의 바다얼음이 평년보다 적은 점, 전 지구적 지구온난화 현상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보다 낫지만 평년보다는 더운’ 여름이 예상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국 여름이 갈수록 더워진다는 점에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은 없었다. 안중배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명예교수는 “5월부터 여름 날씨가 시작됐고, 앞으로도 더위의 시작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며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층까지 오는 경우도 과거에는 특이한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티베트 고기압의 경계가 거의 우리나라까지 확장돼 있다”고 말했다.

예측 불가 여름, 강수 변동성 ↑
국민일보DB

강수량은 예측이 더 어렵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48%라고 봤다. 평년보다 적음(20%), 비슷(32%)보다 높다. 7~8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을 각각 37%, 41%로 내다보며 비슷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야기하는 집중호우다.

한국은 국토가 작고 삼면이 바다여서 고기압 위치가 조금만 움직여도 지역별로 강수량이 크게 출렁인다. 어느 지역이든 집중호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안 교수는 “장마전선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동하는 경향보다는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며 “장마철의 강수가 극과 극으로 왔다 갔다 하는, 상당히 불규칙한 패턴을 보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예측하기 어려운 국지성 호우에 적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국토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올해도 지난해에 버금가는 더위가 예상된다. 강수량 역시 평년 대비 적거나 많은 문제를 떠나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패턴이 굳어져 있다”며 “앞으로 어디에 어떤 비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위험지대를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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