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부와 대통령실 인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텅 빈 대통령실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윤석열 정부가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취임 첫날인 4일 대통령실로 출근한 이 대통령은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면서 “무덤 같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공용 인터넷이 하루 뒤에야 연결됐고 사무실 집기가 없어서 개인 노트북으로 업무를 봤다고 한다. 이 같은 뒤숭숭한 상황은 새 정부 출범 사흘째인 어제까지 계속됐다.

집기뿐 아니라 업무 인수인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각 부처의 대통령실 파견 공무원들은 전임 정부 지시에 따라 돌아갔다가, 이 대통령 지시를 받고 대통령실로 다시 복귀했다. 대통령실 실무를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에게 문의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번 대선은 전직 대통령 파면에 따른 보궐선거여서 새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 없이 곧바로 출범했고, 대통령이 공석이었던 6개월간 경제·통상 등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쌓였다. 이런 비상 상황 속에 국정 연속성을 챙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상황 증거로 보인다.

보안도 우려된다. 국정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은 첨예한 국정 현안을 논의·결정하고 국가 기밀을 다루는 곳이다. 보안 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업무 인수인계와 새 대통령실 출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다. 대선 기간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이주호 사회부총리와 전임 대통령실을 총괄한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책임이 크다. 특정 대통령이나 정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공직자의 소명임을 잊은 것은 아닌지 물을 수밖에 없다.

김건희 여사 전담 사진사인 대통령실 직원이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망할 회사(대통령실)” 영상을 잇달아 올리고, 촬영이 금지된 경내 보안 구역을 노출한 것도 입길에 올랐다. 대통령실 공직 기강 전반이 실제로 이런 수준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정권 이양 과정에서 빚어진 해괴한 논란들은 해프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국가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책임 소재와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려야 한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847 정명훈·조성진·선우예권 다 뜬다…박형준 시장도 피켓팅 실패한 공연 랭크뉴스 2025.06.07
48846 "5000피 시대연다"는 李…'밸류업 ETF' 사볼까 [공준호의 탈월급 생존법] 랭크뉴스 2025.06.07
48845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꾸고 AI수석 신설…이재명표 ‘실용주의’ 국정 드라이브 랭크뉴스 2025.06.07
48844 한미 정상 첫 통화 “관세 협의 조속 노력…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랭크뉴스 2025.06.07
48843 아픈 만큼 성숙하는 ‘그저’ 성장통? 시간이 약 아니다 랭크뉴스 2025.06.07
48842 낡은 아파트 문 열자 20대 남녀 꽉 찼다…中 무허가 홈바 열풍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6.07
48841 ‘300억 지원’ 백종원, 파격 결정...짜장면 값 실화야? 랭크뉴스 2025.06.07
48840 ‘빚더미’ 한전 어쩌나...전력망 투자에 73조 쓴다 랭크뉴스 2025.06.07
48839 한미 정상 첫 통화‥"관세 조속 합의 노력" 랭크뉴스 2025.06.07
48838 "이재명 동문 당선 축하"도 LED로…캠퍼스서 현수막 사라진다 랭크뉴스 2025.06.07
48837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주택 공급 물량 늘려야”[집슐랭] 랭크뉴스 2025.06.07
48836 억대 연봉 고객도 몰려왔다…'미국판 다이소' 씁쓸한 호황 랭크뉴스 2025.06.07
48835 낡은 아파트 문 열자 20대 남녀 꽉 찼다...中 무허가 홈바 열풍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6.07
48834 트럼프 "미중 협상단, 9일 런던서 만날 것" 랭크뉴스 2025.06.07
48833 "다신 못 볼 수도"… 국민 품 곧 떠날라, 청와대로 몰려든 시민들 랭크뉴스 2025.06.07
48832 엄마·내연남, 이 말 안했다…'두번의 칼부림' 아들의 절규 랭크뉴스 2025.06.07
48831 [삶] "우린 진돗개만도 못한 사람들로 취급받고 있다" 랭크뉴스 2025.06.07
48830 등산 후 막걸리 참으세요, 근육통의 적입니다[수피의 헬스 가이드] 랭크뉴스 2025.06.07
48829 李-트럼프, 관세협상 조기타결 노력 공감…'7월패키지' 가능할까 랭크뉴스 2025.06.07
48828 국힘 원내대표 선거는 차기 당권 전초전?... 계파 대리전 과열 양상 조짐 랭크뉴스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