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진핑, 통화서 “풀겠다” 확약 안 한 듯
되레 美에 “칩 수출 허용” 요구 가능성
먼저 싸움 걸고 부메랑 맞자 유화 손짓
지난달 8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방문한 시진핑(왼쪽 사진)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달 3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 웨스트 미플린의 철강업체 US스틸 공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벌인 대(對)중국 관세 전쟁에서 본전도 못 찾고 체면만 구기고 있다. 중국이 반격 카드로 꺼내든 희토류 수출 통제에 자동차 제조 등 미국 산업계가 예상보다 큰 타격을 입으면서다.

희토류 타령만 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희토류 제품의 복잡성에 대한 질문이 더는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희토류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중국이 4월 4일부터 사실상 대미 수출을 막고 있는 품목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게도 “알다시피 우리는 중국과 합의를 했지만, 희토류 자석이나 몇 가지 다른 것과 관련된 사안들을 수습하고 있었다”고 대답했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재집권한 뒤 공식 발표된 시 주석과의 첫 통화였다.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통상 그는 상대가 원하는 전화를 받아 주는 편에 속했다. 그러나 이날은 그가 아쉬운 쪽으로 보였다.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진 이날 두 정상 간 통화 사실을 먼저 공개한 쪽은 중국이었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통화를 요청한 이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말했지만 중국 측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이 “미국이 중국에 대한 부정적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만 전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런 비대칭성은 시진핑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고, 트럼프가 한 요구는 많이 수용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달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90일간 무역 협상을 위해 서로 부과하던 100% 넘는 초고율 관세를 확 낮추고 관세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협상이 교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지속해 합의를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국은 오히려 미국이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차별적이고 제한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희토류로 트럼프 양보받아야”

2017년 4월 7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사저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상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유화적이었다. 그는 집무실 회견에서 중국 유학생 비자 문제와 관련해 “그들(중국 유학생)을 받는 것은 영광”이라며 “다만 우리는 명단을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단속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소개하는 것도 그는 묵인했다. 더 나아가 WSJ는 중국이 미국의 대중 첨단 기술 제품의 수출 통제 전략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패배는 먼저 건 싸움의 부메랑으로 돌아온 희토류 수출 통제가 미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중국이 희토류 내열 자석 수출을 막을 경우 라인 가동이 지연되거나 아예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를 진작 내놨고, 실제 중단 사례도 나왔다. 자동차 제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히 신경 쓰는 업종이다. 진찬룽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이날 SNS에 “트럼프가 희토류를 특별히 언급한 것은 그가 이 문제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 준다”며 “우리는 희토류 카드를 사용해 트럼프가 양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594 [속보] 대통령실, 비상계엄 가담 경호처 본부장 5명 대기발령 랭크뉴스 2025.06.09
49593 [속보] 대통령실 "비상계엄 가담 경호처 본부장 5명 대기발령" 랭크뉴스 2025.06.09
49592 “요즘 이게 유행이라며?”...도미노 피자 ‘썹자’를 아시나요 랭크뉴스 2025.06.09
49591 레오 14세 “정치적 민족주의, 배타적 자세” 비판…트럼프 겨냥했나 랭크뉴스 2025.06.09
49590 비트코인은 1만 5000달러대 횡보...리플은 4% 가까이 급등 랭크뉴스 2025.06.09
49589 [최훈 칼럼] 이재명 새 정부에 바라는 ‘프루던스’ 랭크뉴스 2025.06.09
49588 “화물차에서 무서운 눈이 번쩍”…위험천만 ‘악마의 눈’ 랭크뉴스 2025.06.09
49587 “주담대 금리는 못 내리지만, 한도는 높여줄게”…은행들 속사정은? [잇슈 머니] 랭크뉴스 2025.06.09
49586 정청래 “웃음이 났다”...국민의힘 ‘법사위원장 반환’ 요구 반대 랭크뉴스 2025.06.09
49585 "미국, 이스라엘과 레바논 UN군 철수 합의"… 47년만 활동 중단 이어지나 랭크뉴스 2025.06.09
49584 이재명의 얼굴 없는 최측근, 나이도 대학도 모르는 ‘고딩맘’ [이재명의 사람들] 랭크뉴스 2025.06.09
49583 "대법관 증원은 사법독립 훼손" 15년전엔 민주당이 이랬다 랭크뉴스 2025.06.09
49582 [삶] "아이 죽으면 몰래 야산에 묻고 정부지원금 계속 수령했다" 랭크뉴스 2025.06.09
49581 "中 공안이 韓 통신사 자료 요청"…美 기소된 中 해커 대화 보니 랭크뉴스 2025.06.09
49580 [인터뷰] “생과일 맛 담으려 멜론 수백 통 먹었죠”…농심 ‘메론킥’ 개발기 랭크뉴스 2025.06.09
49579 정권마다 산업부 조직개편 도마 위…이번엔 기후에너지부 신설+α? 랭크뉴스 2025.06.09
49578 "관상용 연못? 개 수영장?" 한남동 관저 사진 논란 일파만파 랭크뉴스 2025.06.09
49577 집회 진압에 주방위군 300명 LA 집결…트럼프 “강력한 법과 질서 있을 것” 랭크뉴스 2025.06.09
49576 올 들어 주가 59% 폭등한 증권株…빚투 금액도 폭증[이런국장 저런주식] 랭크뉴스 2025.06.09
49575 ‘60년 만의 연방軍 투입’... 美 LA 이민시위 대치 격화 랭크뉴스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