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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재판 방첩수사단 소령 증인신문]
"백팩 형태 방검복·수갑·포승줄 보급"
"이거 아닌 것 같다. 속도 줄여라 말해"
2023년 11월 6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 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여인형(왼쪽)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수치 수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12·3 불법계엄 당시 경찰과 협력해 주요 정치인을 포박한 뒤 군 구금시설로 이동시키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국군방첩사령부 장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우선 검거 대상으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이 특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5일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 공판에서 신동걸 방첩사 방첩수사단 소령을 상대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신 소령은 김대우 수사단장으로부터 경찰을 도와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인물이다.

신 소령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 자정 무렵 김 단장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와 다른 소령에게 각각 이재명, 한동훈을 언급하며 '준비되는 대로 출동하라'고 했다”며 "임무 얘기가 없다가 마지막에 '체포조 출동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임무 수행을 위한 보급품이 준비된 상태였다는 진술도 나왔다. 신 소령은 "체육관에 가보니 팻말이 여러 개 놓여있고, 그 앞에 각 조에 할당된 백팩 형태의 세트화된 장비가 있었다"며 "그 안에 방검복·수갑·포승줄·장갑·삼단봉 등이 있었고 (누군가)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말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방첩사가 직접 검거에 나서는 주체는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신 소령은 "국회 이동 중, 김 단장이 전화해 '이재명·한동훈·우원식 검거에 집중하라'며, 경찰과 현장 병력을 통해 인계받으면 포승줄과 수갑을 써서 수방사 구금시설로 이동시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기억했다.

경찰이 '정치인 체포조'에 관여했다는 증언은 나왔다. '누구한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진 않았냐'는 검찰 질문에, 신 소령은 "구민회 수사조정과장이 경찰 연락처를 줄 테니 만나라고 했다"며 "상대 경찰로부터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찰들 위치가 표시된 문자를 받았다"고 답했다.

신 소령은 민간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방첩사가 정치인 체포에 가담하는 상황을 염려해 지시에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처음엔) '해야 하나' 했다가 올림픽대로 들어서는 곳에서 운전하는 수사관에게 '이거 아닌 것 같다. 속도 줄여라'라고 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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