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선 “쇼라도 지도부 총사퇴”…친윤계 반대
내란동조 자성 없이 참패 원인 ‘분열’로 몰아가
내란동조 자성 없이 참패 원인 ‘분열’로 몰아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착석한 가운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쇼’라도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이제 와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게 아니었다”고 발뺌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선 패배에 대한 원인을 진지하게 분석하기보다는 변명 및 상황 모면할 궁리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선 지도부 총사퇴 문제를 두고 친한동훈계와 친윤석열계가 충돌하며, 오후까지 논의를 이어갔다.
영남의 친윤석열계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쇼’라도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 패배는 당내 분열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서도 “정말 반성하는 거라면, 전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지 이런 식으로 어정쩡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동의하며 내란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게 선거 패인이라기보다는, 당내 분열을 주요 원인으로 짚은 것이다.
이날 의총에선 대선 패배에 대한 통렬한 원인 분석이나 반성 등은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일부 의원들은 이제 와서 ‘탄핵에 반대한 게 아니었다’며 발을 빼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한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탄핵에 반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비례대표로 (선거에) 열심히 뛰었는데, 당의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당론과는 달리 탄핵 반대 입장을 철회하자고 주장했던 한동훈 전 대표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의 발언에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도 “나도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게 아니었다”며 “내 뜻은 그때 바로 탄핵하지 말고, 더 있다가 탄핵하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준비 없이 탄핵해서 이 지경이 됐다”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선 한 전 대표를 비판하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날 의총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3개 특검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앞두고 열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3개 법안데 대한 ‘반대 당론’ 변경 여부를 논의했으나, 의원 3분의 2가 찬성하지 않아 반대 당론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의총에선 김용태 위원장과 김재섭 의원 및 친한계 의원 등 25여명만이 반대 당론을 폐지하고 자율 투표해야 한다고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지도부 총사퇴 문제였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배현진·우재준·유용원·한지아 의원 등 친한계 의원뿐 아니라 김재섭 의원 등 일부도 지도부 총사퇴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의 사퇴는 지난달 국민의힘 지도부의 무리한 강제 후보 교체 시도 무산에 따른 예정된 수순이고, 대선 패배 책임을 지기 위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김 의원 등이 우리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하면 안 되고,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반면 친윤석열계 의원을 포함한 당 주류에서는 김 위원장이 오는 30일까지 임기를 유지하면서 새 원내대표 선출 작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을 표했다고 한다.
이런 의견이 엇갈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