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3일 오후 서울의 한 사무실에서 직장인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TV로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서울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21대 대선에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 간 오차가 크게 나타났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후보 득표율 차이를 소수점 한자리까지 맞춰 ‘족집게’ 예측으로 주목받은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BS·MBC·SBS는 전날 오후 8시 투표 종료 직후 공동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51.7%, 김문수 후보 39.3%로 12.4%포인트 격차를 예측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최종 결과는 이 대통령 49.42%(1728만7513표), 김 후보 41.15%(1439만5639표)로 격차가 8.27%포인트에 그쳤다. 출구조사 예측치와 4.13%포인트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8만14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 ±0.8%포인트였다.
20대 대선에서는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 차이가 0.7%포인트에 불과했고 19대 대선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 영향으로 오차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출구조사는 본투표 당일에만 실시되기 때문에 사전투표 표심을 별도로 추정해 반영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정 과정의 가중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발생했을 수 있다”며 “보정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결과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사전투표 유권자 표심 반영이 정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투표시간 연장으로 막판 투표한 보수층이 출구조사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보수 유권자들이 출구조사 응답을 회피하거나 왜곡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른바 ‘샤이 보수’ 현상이 출구조사 정확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선자 순서가 바뀐 것도 아니고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큰 차이는 아니다”라면서도 “사전투표 확산 시대에 맞는 출구조사 방법론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