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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佛 제치고 체코 원전 수주…유럽 첫 진출에 원전 생태계 활력


한국수력원자력, 체코 신규원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서울=연합뉴스) 체코 정부가 17일(현지시간) 내각회의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을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했다고 한국수력원자력이 18일 밝혔다. 사진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전경. 2024.7.18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의 4일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계약 성사는 한국 원전 사상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나아가 약 25조원 규모의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원전 종주국들이 포진한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 이후 16년 만에 이룬 이번 쾌거를 토대로 국내 원전 생태계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데는 원전 강국인 미국과 프랑스 업체 등의 견제로 인해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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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업체 등이 포진해있는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팀코리아의 경쟁은 그 자체가 만만치 않았다.

한수원은 지난해 7월 프랑스전력공사(EDF)를 누르고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이날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몇번의 롤러코스터를 타야 했다.

한수원은 2023년 10월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과 함께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입찰서를 제출했다.

이듬해인 2024년 1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조건 미달로 입찰에 탈락했고, 체코 정부는 한국과 프랑스 측에 원전 1기를 4기로 확대해 입찰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같은 해 7월 체코 측은 한수원을 두코바니 5·6호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테멜린 3·4호기 추가 건설 시에도 한수원에 우선협상대상권을 부여한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한수원과의 1차 경쟁에서 탈락한 미국과 프랑스는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두고 체코 반독점당국에 진정을 제기했고, 체코 정부가 이 같은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원전 계약이 일시적으로 보류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체코 정부가 미국과 프랑스 측 진정을 기각했지만,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지속되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한미 양국 정부는 원전 분야 협력을 위한 화해 무드를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가서명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해당 MOU에 정식 서명을 했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도 곧바로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고 향후 원전 시장에서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2022년부터 2년 넘게 끌어온 양측의 지식재산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에 마지막 걸림돌로 여겨지던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문제가 해결되자, 지난 4월 30일 체코 정부는 원전 건설 예산을 승인했다.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도 확정되는 듯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와 국회 대표단은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계약 서명식을 치르기 위해 체코 현지로 날아갔다.

그러나 수주 경쟁에서 탈락한 EDF의 가처분 소송에 체코 지방법원이 EDF 측 손을 들어주면서, 한수원의 최종 계약 서명식 하루 전 날벼락이 떨어졌다.

결국 이날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한수원의 계약 서명을 금지해달라는 EDF 측 주장을 최종적으로 배척하면서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 수주 우여곡절이 마무리됐다.

체코 총리 예방한 대통령 특사단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우리 기업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자 선정과 관련해 파견된 대통령 특사단이 24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총리실에서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감사 친서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기 주체코대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2024.7.2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유럽진출 교두보 마련에 원전 생태계도 활력 전망
이번 체코 원전 수주는 팀코리아가 세계 최대 원전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글로벌 원전 시장의 중심인 유럽에 처음으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소·중견기업을 비롯한 국내 원전 공급망 전반에 일감을 창출하면서 침체했던 원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만약 한수원이 체코의 테멜린 원전 건설에서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뒤 최종 계약까지 이른다면 유럽 원전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연합(EU)이 역외보조금 위반 조사에 나서는 등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EDF는 한수원이 한국 정부로부터 실질적인 '보조금'을 지급받아 불공정 경쟁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EU 집행위원회에 역외보조금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EU 집행위는 관련 규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직권 조사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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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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