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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아모레 등 화장품 기업, 對中 사업 회복 주목
유커 다이공 떠난 면세업계도 실적 기대감 ↑
중국 내수 부진 및 소비자 소비 패턴 변화는 변수
전문가 “관계 개선 수혜도 있지만, C커머스 경쟁 강화 우려도”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개선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뷰티, 면세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제한령) 시행으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3분기(7~9월)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해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하는 데 더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양국 간 우호적 기류 형성이 본격화하리란 관측이다.

지난달 27일 TV 토론에서 이재명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도외시하면 안 된다. 지금처럼 불필요하게 적대시할 필요가 없다”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대선 공약집에서도 ‘실용 외교’를 목표로 한 한중 관계 안정화를 내세웠다.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각급별 소통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중일 협력체제를 정례화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2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중국행 항공편 카운터에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뉴스1

화장품 업계에선 대중(對中) 사업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LG생활건강의 경우 2021년 기준 중국 매출이 1조3927억원으로 해외 매출의 53%가 중국에서 발생했으나, 이후 중국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면서 부진을 겪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 K뷰티 브랜드 열풍이 불었으나, 오랜 기간 중국 사업에 매진한 탓에 채널 전환이 더뎠다는 분석이다. 1분기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는 해외 매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지역은 여전히 중국(12%)이었다.

과거 중국 수혜 기업으로 꼽혔던 아모레퍼시픽도 한한령 발효 직후인 2017년 영업이익이 약 30% 감소하는 타격을 입었다. 이후 회사는 중국 내 매장을 30% 이상 줄이고,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는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 노선을 바꿨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들어 서구권 매출(20%)이 중화권(12%)을 앞서게 됐다.

그러나 ‘탈(脫)중국’ 전략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세계 2위에 해당하는 화장품 시장을 갖고 있어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3조5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수출액이 10%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의 25% 수준으로 1위를 점했다. 2위를 차지안 미국(18.7%)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지난달 29일 중국 상해에서 더후 천기단 신제품의 글로벌 출시 행사를 진행한 LG생활건강. 사진은 천기단 글로벌 엠배서더인 중국 배우 리시엔. /LG생활건강 제공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한중 관계 개선 의지가 있는 새 정부의 출범에 기대를 거는 시각이 많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서구 시장에서 K뷰티가 성장하고 있지만, 지리적인 입지와 시장 개척에 드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중국 사업을 정상화하면서 서구시장에도 진출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라고 했다.

면세업계도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6년 800만명에 육박했던 중국 관광객(유커)은 2017년 사드, 2020년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지난해 460만명으로 줄었다.

면세업계는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라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대상 판매를 늘려 성장을 이어갔으나, 코로나 기간 송객 수수료가 50%까지 치닫자 다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주요 4개사(롯데·신라·현대·신세계)의 영업손실 규모는 약 2800억원이다. 면세점들은 시내점 운영을 중단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겨우 버티는 실정이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내수 부양, 미국 관세 부담 완화, 중국 단체 관광객 회복, 연말 성수기 효과 등 대형 모멘텀이 전통 유통업체들에 작용할 것”이라며 “면세점은 시내점의 시장 경쟁 상황이 완화된 점이 긍정적이고, 올해 3분기 중 시행될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또한 실적 기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전경. /뉴스1

다만, 중국의 내수 부진 장기화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소비액이 2016년 1800달러(약 247만원)에서 2024년 950달러(약 131만원)로 감소했다는 점, 또 과거와 달리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여행객의 쇼핑 거점이 면세점이 아닌 성수, 홍대 등 길거리 로드숍(다이소, 올리브영)으로 이동한 것이 변수가 될 거란 시각도 있다. 이에 면세업계는 중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상품 갖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연숭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중국으로의 판매나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 방문 증대 등으로 인한 수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시장 전체로 볼 때는 차이나(C)커머스와 국내 업체의 경쟁 강도가 더 심해지는 등 유통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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