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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佛 등 6개국서 900명 임상시험 결과
3년간 운동 프로그램 실시, 재발 28% 감소
“운동이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강력한 증거”

체계적인 운동이 암 재발은 물론 사망 위험까지 낮춘다는 세계 첫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운동하는 암 환자의 모습./Arizona Center for Cancer Care


운동이 암 재발은 물론 사망 위험까지 낮춘다는 첫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운동은 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권장됐지만 실제로 약물보다 질병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크리스토퍼 부스(Christopher Booth) 캐나다 킹스턴 퀸스대 종양학과 교수는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대장암 3기 환자를 대상으로 3년간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운동이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3분의 1로 줄이며, 여러 약물보다 암 재발·사망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공개됐다.

임상시험은 2009~2023년 미국과 영국·호주·프랑스·캐나다·이스라엘 등 6개국에서 대장암 3기 환자 8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절반인 445명은 3년 동안 한 달에 1~2회씩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고, 나머지 444명에게는 일반적인 건강 관리 방법이 담긴 책자만 전달했다.

운동 프로그램에는 주 3~4회 1시간씩 걷는 활동도 포함됐다. 3년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난 뒤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운동 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암 재발이나 새로운 암 발생 위험이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8년이 지난 시점에는 사망 위험이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스 교수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마친 2·3기 대장암 환자 10명 중 3명은 보통 재발을 경험한다”며 “운동이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의 예후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임상적 증거가 나온 셈”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의료진은 오랫동안 암 환자에게 운동을 권장해 왔지만, 확실한 근거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그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줄리 그라로우(Julie Gralow) ASCO 최고의료책임자(CMO)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운동이 암 치료 과정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최고 수준의 증거”라며 “암 치료 직후의 신체 활동 장려가 앞으로 임상 현장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동은 약물과 달리 부작용이 없고 비용 부담도 적으며, 효과는 오히려 더 크다”고 했다. 그라로우 CMO는 또 이번 임상시험이 대장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유방암·전립선암 등 다른 암종에서도 유사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잉글랜드의 스티븐 포위스(Stephen Powis) 국가의료책임자는 “운동은 건강한 체중 유지, 면역력 강화, 염증 감소, 기분 개선 등 다양한 이점을 준다”며 “이번 연구는 운동이 암 생존율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했다.

물론 암 환자의 운동은 의료진과 의논부터 먼저 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찰스 스완튼(Charles Swanton) 암연구소 수석 임상의는 “운동이 암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했다.

참고 자료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2025), DOI: https://doi.org/10.1056/NEJMoa2502760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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