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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노동시간 OECD 평균 이하 감축
의료진 이탈 막고 환자에게 서비스 강화
대체 인력 확보가 관건, 임금 삭감도 논란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민주당 국민개표방송시청 현장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기간에 주 4.5일제를 공약했다. 장기적으로는 주 4일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페이스북에 “지속 가능한 일과 삶의 조화를 위해 과감한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면서 “우리나라 평균 노동 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의료계는 이미 간호사에게 주 4일 근무를 허용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의료계에는 주 4일제를 두고 “간호사들 퇴사를 막고 업무 효율을 높여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강화하는 제도”라는 평가가 있지만 “대체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있다.

의료계 주 4일 근무 확산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는 현재 산별 노사 교섭에서 주 4일제를 제안하고 있다.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이 일주일에 32시간만 병원에서 일하자는 것이다.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아직 교섭 초기로 임금 삭감을 포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방향은 없다”면서 “주 4일제는 직원 처우, 복지와 맞물리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지켜보며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도 이달부터 3교대 근무하는 간호사 3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 도입했다. 우선 병동 1곳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5명을 시작으로 9월 간호사 5명을 추가한다. 노사는 이후 3개월 단위로 주 4일 근무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근무 시간이 주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어든다”면서 “임금은 기존의 90% 수준”이라고 했다.

이는 보건의료노조가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과 합의한 내용이다. 앞서 보건의료노조가 주 4일 근무제 대상인 3교대 간호사 300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92%가 주 4일 근무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주 4일 근무를 희망하는 이유는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줄이고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91%)가 가장 많았다.

지난 3월 4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주 4일제 했더니 퇴사율 0%
이미 주 4일제를 실시한 병원들은 퇴사율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2023년부터 의료기관 최초로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병동 3곳(신촌 2곳·강남 1곳)에서 간호사 3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했다. 세브란스병원 노조에 따르면, 주 4일제에 참여한 병동은 모두 퇴사율이 줄었다.

신촌 한 병동은 퇴사율이 2022년 3.6%에서 2023년 0%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신촌 다른 병동은 퇴사율이 9.1%에서 2.9%로 낮아졌다. 강남 병동 퇴사율은 27%에서 18.2%로 줄었다. 주 4일제에 참여한 간호사들은 “퇴사하고 싶은 생각이 줄었다” “여유가 생기니까 환자를 더 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환자 응대와 서비스 질이 향상했다는 것이다.

간호사는 업무 강도가 높은 직업으로 꼽힌다.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에서 일하는 경우 긴장을 늦출 수 없고 3교대로 야간 근무도 자주 한다. 환자를 돌보느라 식사를 급하게 하거나 거르고 넘어가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가 이탈하며 공백을 메우느라 근무 여건이 훨씬 어려워졌다. 병원에서 주로 간호사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의료계는 간호사에게 재충전할 시간을 주면 퇴사를 막고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주 4일제를 실시하려면 대체 인력 확보가 우선 돼야 한다. 병동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간호사 5명이 주 4일 근무하려면 추가 인력 1.5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추가 인건비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병원 입장에선 근무 시간이 줄어든 만큼 기존 인력 임금을 삭감하거나, 별도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 4일제를 실시한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주 4일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근무 시간이 줄어든 만큼 일부 임금이 조율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를 추진하는 대신 도입 기업에 확실한 지원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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