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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국민통합과 갈등 치유 위해
반대한 사람들까지 포용하고

생명운동 펼치는 한국 교회와
저출산·초고령사회 극복하며

포괄적 차별금지 입법 중단해
국론 분열의 불씨 잠재우길

마침내 대선이 끝났다. 후보들 모두 격정의 파고를 헤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을 격려한다. 낙선된 후보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건네주고 싶다. 특히 새로 선출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누가 당선되느냐가 관심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어떻게 안정적인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세워갈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서 살았다. 국민들이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고난을 당했단 말인가. 필자가 여러 지방에 가서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만나 보면 이들은 탄식을 하곤 했다. 경제가 어렵고 나라가 어려우니까 교회도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교회도 어려운데 영세 자영업자나 서민들은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정말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정치적으로 안정을 되찾고 경제가 회복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첫째, 새 대통령이 국민통합과 갈등 치유에 앞장서야 한다. 낙선자들도 마찬가지다. 깨끗이 승복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절대로 어떤 특정 집단이나 조직과 연계하여 반대운동을 하면 안 된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정치보복이나 응징의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다 끌어안아야 한다. 이제는 정말 국부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자기를 반대했던 사람들, 또 자기를 공격했던 사람들도 포용해야 한다.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가 말한 대로 이 시대는 불안세대라고 할 수 있다. 진영 간 갈등과 대결이 심한 우리나라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새 대통령은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불안세대를 안정사회, 평화세대로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특히 대통령과 정부, 당이 혼연일체가 되어 계속 민생에 올인해야 한다. 그리고 내각, 비서실 등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탕평책도 써야 한다.

둘째, 저출산·초고령 사회를 극복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1년에 군 단위 하나가 없어지고, 조금 있으면 1년에 중소도시 하나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100년이 지나면 한민족이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위해 225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음에도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제는 합계출산율이 0.8명도 유지하지 못하고 0.75명으로 추락해 초저출산 시대가 됐다. 이는 과거에 국가적으로 산아제한과 가족계획 캠페인을 벌인 결과다. 이제라도 정부는 생명운동, 출산장려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교회와 손을 잡고 푸른 생명의 강물이 흘러가게 해야 한다.

셋째,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새 대통령 역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앞으로도 결코 입법을 시도하거나 용인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만약에 그런 일을 시도하거나 타협을 하려고 한다면 한국교회의 저항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국론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교회가 무조건 광장에 모여서 세를 과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광장집회에 대한 국민적 혐오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사회적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반기독교 세력의 입법전, 사상전, 문화전에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제 새로운 정권의 출범과 함께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대한민국의 비상과 국민통합을 위해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 대선 기간에 몇몇 목회자들과 단체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며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누구를 믿는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 그분은 땅과 하늘, 이웃과 이웃을 화해시켰던 분이다. 한국교회는 앞으로도 어느 극단적인 한 편에 서기보다는 예수님의 화해 정신을 가지고 국민화합에 앞장서야 한다. 진보나 보수로 편을 가르고 정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은 기독교인의 자세가 아니다.

성경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지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지 않은가(수 1:7). 중용이라고 하는 것은 양다리를 걸치라는 말이 절대 아니다. 극단적인 좌, 극단적인 우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중용을 지키기 위해서는 뿌리부터 견고해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릴 수는 있어도 결코 뿌리째 뽑혀지지 않는다.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되자. 국민화합과 눈부신 비상을 위해 아름다운 모퉁이돌, 굳건한 초석이 되자.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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