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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의 결과”라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 조기 개최와 셔틀외교를 지속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시바 총리는 4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쌓아온 일·한(한·일) 관계 기반을 바탕으로 두 나라가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과 한국은 서로 국제 사회의 다양한 과제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국가이며 현재 전략적 환경 아래서 두 나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현재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한·일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모두 저출산 고령화나 수도권 일극 집중(수도권 쏠림) 문제를 비롯해 미국과 동맹관계 등 외교·안보 정책에도 비슷한 점이 많다”며 “(한·일 국교정상화) 60년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 일·미·한(한·미·일) 협력을 더 활성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의 기존 대일 강경 관련 발언을 언급하면서도 대선 과정에서 달라진 태도에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 (일본과 관련해) 발언해온 게 있지만, 이번 대선 기간에 ‘일본은 중요한 파트너이며 일본인을 매우 좋아한다'라고 말해 왔다”며 “일본도 민간을 포함한 적극적 교류를 통해 두 나라 간 연결고리가 더욱 강해지도록 정부도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시바 총리는 전임 정부에서 진행해왔던 한·일 정상 셔틀외교를 유지하면서 조기 정상회담 개최 여지도 열어놨다. 그는 “일·한 정상회담은 가능한 빨리 진행하는 게 좋다”며 “한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섰는지와 상관없이 한·일 셔틀외교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이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열어 이른 시기에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이 대통령의 취임 축하 인사와 함께 “일·한 관계가 안정적으로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국민 교류를 중요하게 여기면서 정부 간 의사소통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 언론들은 이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일본 안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본에서는 이 대통령의 과거 대일 강경 발언 등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가 들어설 경우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또 이 대통령이 중국과 안정적 관계 구축, 북한과 연락 채널 복원 등을 언급하자 일본과는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이 “2023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처리수(오염수의 일본식 표현) 해양 방출에 반대하며 단식으로 여론에 호소했고, 윤석열 전임 정부의 대일 외교를 강하게 비판해왔다”며 “일본 정부 안에서 그에 대한 경계와 낙관이 뒤섞여 있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 한 관계자는 신문에 “(이재명 대통령에게) 윤 정부와 같은 관계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일본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부르며 유화적인 태도 변화를 보인 점 역시 주목받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4일 “이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서 사회·문화·경제 분야에서 미래 지향적 대응을 하며, 일관성과 안정성을 갖춘 한·일 관계의 토대를 쌓겠다고 말했다”며 “‘일본 중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문은 이 대통령이 “보수 성향 윤석열 전 정부와 견줘 한·일 관계가 크게 후퇴하지 않도록 한다는 태도로 국내외에 안정감을 주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신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러 간 관계 강화,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조처 등이 일어난 상황에 차기 한국 정부 아래서 한·일 관계는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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