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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없는 종교계 인사 찾아 조언 듣고
사회적 약자 챙기며 '국민 통합' 메시지
'김건희 리스크' 반면교사, 국정개입 안 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5월 27일 충북 청주시 용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는 이번 대선에서 어떤 공개 발언도 하지 않고 '조용한 내조' 선거운동을 치렀다. 윤석열 정부에서 불거진 '김건희 리스크'를 의식한 듯 언론 노출을 자제하며 이 후보와 별도로 대부분 비공개 일정만 소화했다. 그러나 김 여사의 '발'은 전국 곳곳을 분주히 누볐다. 주로 정치색을 띠지 않는 종교계와 제도권 밖 사회적 약자층을 찾아 목소리를 듣는 행보였다. 리스크는 최대한 줄이되 국민 화합을 위한 활동을 물밑에서 해왔다는 게 선대위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지역 방문 때마다 사찰, 성당 등 종교계 찾은 김 여사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앞줄 오른쪽) 여사가 5월 24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행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김 여사의 전략은 동선을 살펴보면 엿볼 수 있다. 우선 김 여사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종교 시설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5월 12일 서울에서 열린 조계종 중앙신도회 행사에 참석했으며 다음 날에도 서울 명동성당을 방문해 정순택 천주교 서울 대교구 교구장과 면담을 가졌다.

특히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충북 단양의 구인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 등 사찰을 유독 많이 찾았다. 김 여사는 기독교인이지만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고(故) 자승스님으로부터 ‘천수안’이라는 법명을 받는 등 불교와도 연이 깊다.

이처럼 종교계를 찾는 이유는 '사회 통합'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정치의 가장 큰 목표도 국민 통합이지만 종교도 사회를 통합시키고 화해시키는 역할을 한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종교계 원로분들을 뵙고 조언을 구하겠다는 생각이 강하셨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약자 챙기며 화해와 치유 메시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앞줄 오른쪽) 여사가 5월 27일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방문, 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소록도 주민자치회 제공


이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경제인, 청년들과 주로 만나 '미래'를 이야기했다면 김 여사는 우리 사회의 아픈 '과거'를 주로 들여다봤다. 지난 14일에는 전남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5·18 유족들과 비공개 면담을 했고, 5·18 민주화운동의 증인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도 만났다. 지난 21일에는 전남 목포 신항을 찾아 항 내 안치된 세월호 선체를 둘러봤다.

또한 김 여사는 5월 27일 한센인의 아픔이 서린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방문해 한센인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고 면담이 끝난 후에는 이들이 살고 있는 생활동도 방문했다. 그는 방명록에 "아픈 시간을 견뎌온 삶의 자리, 그 용기와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함께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설난영 여사 공격엔 무대응, 법인카드 재판은 부담



김 여사의 이 같은 행보는 '김건희 반면교사'로 읽힌다. 김건희 여사처럼 국정에 개입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 역시 부담이다. 김혜경 여사는 지난 12일 수원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 항소심에서도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경쟁 후보 측의 공격이 들어와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설난영 여사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여사의 법인카드 의혹을 풍자했을 때도 "정치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지적한 게 다였다.

그러나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들은 김건희 논란 등 영부인 리스크로 인한 피로도가 크다"면서 "경쟁 후보의 배우자가 지나치게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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