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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탁영' 펴낸 장다혜 서면 인터뷰
여주인공 희제 역에 "배우 김태리 떠올라"
데뷔작 '탄금'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로
두 번째 '이날치, 파란만장'도 드라마 제작
장다혜 작가의 장편소설 '탄금'을 영상화한 동명의 넷플릭스 시리즈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막역지우, 금란지교, 죽마고우, 관포지교… 우정에 관한 사자성어는 무척 많은데요. 그것들이 그 오랜 시간 비단 남자들만의 것이었을까, 하는 단상에서부터 이번 작품이 구상됐습니다."

새 장편소설 '탁영'을 들고 온 장다혜(45) 작가의 말이다. '탁영'은 조선을 배경으로 '백섬'과 '희제'의 우정과 연모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랑에 서스펜스가 더해진 이야기다. 역병에 걸려 죽은 시체 묻는 일을 했던 백섬은 세자와 한날한시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어의 최승렬 일가의 생체실험 대상이 되고, 희제는 그를 구하려 한다.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전개. 실제로 그의 데뷔작 '탄금'(2021)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됐고, 또 다른 장편 '이날치, 파란만장'(2023) 역시 TV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머릿속에 영상화… 장면에 번호 붙여 써"



서면으로 만난 장 작가는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진 않는다"면서도 "일단 장면이 제 머릿속에 영상화되어야 소설 속에 생생히 묘사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소설이 출간되는 족족 영화·드라마로 확장되는 비결이다. "'탄금'은 시나리오로 시작해 지문이 방대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소설이 된 경우인데요. 그때 글쓰기 버릇이 남아 아직도 장면마다 번호를 붙이고 장소와 인물, 시간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는 '탁영'의 희제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로 김태리를 떠올렸다. 지인들은 그에게 배우 노윤서와 고윤정을, 백섬 역에는 배우 송강과 채종협, 로운을 추천했다.

탁영·장다혜 지음·북레시피 발행·412쪽·1만9,000원


20년 넘게 해외 거주 중인 그는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다. 그가 펴낸 세 권의 책이 모두 조선 시대를 담고 있는 건 "외국에서 살고 있는 반작용" 때문. 고서나 고미술에 대한 개인적 관심도 더해졌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 갈 때마다 논문 등 학술지와 절판된 고서적을 이고 지고 가져왔다. 그는 "여러 고서들, 특히 조선의 야사집에 담겨있는 설화나 기이한 소문, 민초들의 에피소드에서 본 자잘한 부스러기들을 엮어 나가며 이야기를 발전시킨다"고 했다. 혹시 모를 고증 오류를 막고자 "무수한 기록을 남긴 왕가나 사대부보다는 기록이 거의 없어 상상의 여지가 허용되는 민초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병의 시체를 묻는 매골승, 이마를 땅에 대어 대신 절하는 상비, 나라에서 고용하는 맹인 악사인 현맹 등 생소한 조선의 업이 '탁영'에 등장한다.

프랑스 살며 조선 배경 미스터리 써



2년마다 장편소설 한 편을 내놓고 있는 그는 "약한 몰입"을 원동력 삼아 쓴다. 매일 몇 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직장인처럼 작업하진 못하지만 "프랑스 뉴스를 보면서도 '저런 사건이 조선에도 있었을 텐데'라는 식으로 끊임없이 평소 생각을 소설과 연결짓는 식이다.

특히 소설의 엔딩을 고심한다. "작가가 인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한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커 어떤 인물도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슬픈 결말일 경우엔 죄책감도 심하고요." '탁영'의 경우 악인은 죽지만 악은 그대로 남아 반복됨을 암시하며 끝맺는다. 다소 비현실적인 인물 백섬과 대척점에 선 인물을 외려 현실적으로 그림으로써 간극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편이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장다혜 작가. 북레시피 제공


"이야기를 쓰면서 항상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기보단 한 자락의 감정을 드리려 애썼습니다. '탁영' 또한 설렘이나 그리움, 아련함, 먹먹함 같은 감정으로 남았으면 해요." 그는 이미 다음 작품을 집필 중이다. 조선 고종 때 사라진 미술품에 관한 미스터리 소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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