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시간만에 종료…맞교환 '평화 제안서', 휴전·영토 입장차 극명

25세 미만, 중상자 전원과 전사자 시신 6천구 교환키로


"러-우크라 2차 협상 종료"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브뤼셀=연합뉴스) 최인영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협상이 휴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양측은 1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전쟁 포로와 전사자 시신 교환에 합의하는 데 그쳤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오후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 궁전에서 열린 양국 간 협상이 종료됐다고 알리면서 "나쁘게 끝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은 회담이 끝난 뒤 각각 기자회견에서 중상자와 중증질환을 앓는 전쟁포로 전원 맞교환, 25세 미만 병사 전원 교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 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포로 교환 규모가 총 1천명 혹은 그 이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사자 시신 6천구씩을 각각 교환하는 합의 내용도 발표됐다.

이날 합의는 1차 협상에서 성사된 포로 1천명 맞교환보다 규모가 더 클 뿐 아니라 최대라고 러시아 대표단은 말했다. 중상자 포로 교환을 정례화하기 위해 '의료 위원회'를 설치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예상대로 휴전 합의 등 종전을 향한 중대 돌파구는 없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협상에 앞서 러시아에 전달한 평화 로드맵 구상을 담은 제안서에서 최소 30일간의 무조건적인 전면 휴전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중립을 강요하지 않고 크림반도를 포함해 2014년 2월 이후 러시아가 확보한 영토는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요구도 포함됐다.

러시아 입장은 정반대다.

러시아 대표단은 이날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제안'으로 명명한 제안서를 우크라이나측에 전달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측은 이 제안서에서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군 철수와 서방의 군사지원 중단을 요구했다. '무조건적' 휴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대신 사망자 시신 수습을 위한 2∼3일 간의 부분 휴전부터 하자고 제안했다.

나아가 궁극적 평화를 위해 점령지와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해야 하며, 우크라이나 중립 유지를 촉구했다.

러시아 측의 각서가 협상 당일에야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된 데다 휴전을 둘러싼 입장차가 컸던 탓에 협상 역시 빠르게 종료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에 의해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339명의 명단을 러시아측에 전달하고 송환도 촉구했다.

그러나 메딘스키 보좌관은 납치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부모와 연락이 끊긴 미성년자 사례가 있다면 개별적으로 검토해 (귀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3차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고 튀르키예 외무부 소식통은 전했다.

이날 협상은 우크라이나가 일명 '거미집'으로 명명된 러시아 본토 공군기지에 대한 전례없는 기습 작전을 감행한 다음 날 이뤄져 주목받았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전선에서 4천300㎞ 떨어진 시베리아를 비롯한 러시아 공군기지 4곳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감행, 전략폭격기와 조기경보기 등 40여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폴리티코 유럽판에 "거미집 작전으로 최소한 러시아측의 역사왜곡이나 허황된 발언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차 협상결과를 보고 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고 "거미집 작전과 같은 조치들이 몇 개 더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그들(러시아)은 사람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강조해야 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지막 대화에서 말했듯, 휴전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1차에 이어 2차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간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이나 앙카라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고, 이 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700 李대통령 국회 취임선서 현장서 경호처·경찰 경호원 몸싸움 랭크뉴스 2025.06.04
52699 선거비용 한푼도 못받는데…이준석 측 "오히려 흑자, 적자 없다" 랭크뉴스 2025.06.04
52698 역대 최다 득표, 과반은 못 미쳐… “협치하라는 뜻” 랭크뉴스 2025.06.04
52697 李 대통령 1호 행정명령은 비상경제 TF... "부처 복귀 공무원 다시 용산으로" 랭크뉴스 2025.06.04
52696 혁신은 커녕 ‘네 탓' 공방만…친한·친윤, 당권 놓고 집안싸움 랭크뉴스 2025.06.04
52695 “대선 후보 안낸 조국혁신당의 승리”…조국 옥중서신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04
52694 대선 당일 이례적 이창수 사직서 수리한 이주호 “선거 영향 안 주려고” 랭크뉴스 2025.06.04
52693 [마켓뷰] 이재명 정부 출범 기대감... 코스피, 작년 8월 이후 최고치 랭크뉴스 2025.06.04
52692 [단독] 김남국, 이재명 대통령실 '국민 디지털 소통' 비서관으로... '원외 친명' 대거 입성 랭크뉴스 2025.06.04
52691 [속보] 체코 법원, 한수원 ‘원전계약 금지’ 가처분 취소 랭크뉴스 2025.06.04
52690 '벤츠 끝판왕' 마이바흐 타고 첫 출근한 李대통령…'국가 서열 1위'가 받는 의전은? 랭크뉴스 2025.06.04
52689 李대통령, 尹정부 국무위원 중 박성재 법무 사표만 수리 랭크뉴스 2025.06.04
52688 "역사적 죄 지었다" 큰절 올린 김문수 "국힘 개혁 필요" 작심 비판 랭크뉴스 2025.06.04
52687 김문수 "李 취임식 보며 역사에 죄 지었다는 생각…국힘 자성 필요" 랭크뉴스 2025.06.04
52686 [단독]‘VIP 격노설’ 이종섭에게 걸려온 ‘800-7070’ 발신자 윤석열 유력 랭크뉴스 2025.06.04
52685 이재명, 박성재 법무장관 외 국무위원 사의 반려‥"국정 연속성 필요" 랭크뉴스 2025.06.04
52684 이 대통령, 내란공범 의혹 법무장관 사의만 수리…심우정 거취 압박 포석도 랭크뉴스 2025.06.04
52683 李, 박성재 외 국무의원 사의 반려…법무부, 대행 체제 전환 랭크뉴스 2025.06.04
52682 이 대통령, 총리 후보자 김민석 지명…국정원장 이종석, 비서실장 강훈식 랭크뉴스 2025.06.04
52681 이재명 대통령 취임 선서 때 박수 안 치고, 영부인도 외면한 권성동 랭크뉴스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