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미국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중국인 여성 최초로 졸업 연설자로 나선 장위룽. 바이두 캡처

국제사회에 울림을 준 연설로 유명세를 탔던 중국 여성 최초의 하버드대 졸업식 연설자가 낙하산 입학 논란에 휩싸였다.

2일 홍콩 성보일보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 장위룽은 지난달 29일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우리의 인간성을 보호하자'라는 주제로 연설을 했다. 400년 하버드대 역사에서 졸업 연설에 나선 첫 중국인 여성인 그는 "우리가 여전히 공유된 미래를 믿는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적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인간이라는 점"이라고 말해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장위룽은 "어렸을 때 세계가 작은 마을처럼 돼가고 있다고 믿었는데, 연결된 세상에 대한 꿈은 오늘날 분열과 공포, 갈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자니아 등 각국 친구들로부터 세탁기에 쓰인 중국어 매뉴얼을 해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던 일화를 들려주면서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유학생 배제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그의 연설에 환호했다. 미국과 중국이 각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여성으로서 미중이 동시에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의 하버드대 입학 과정이 수상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장위룽의 부친인 장즈민은 중국 국무원이 승인한 중국생물다양성보전녹색개발재단의 집행이사다. 이 재단 사무총장의 추천을 받아 하버드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낙하산 입학이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자 장씨는 반박했다. 입학 전에 추천서를 받긴 했으나 최종적으로 제출하진 않았기 때문에 부정 입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영상을 통해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해 아버지와 연락을 주고 받은 일도 거의 없었다"고도 해명했다.

한국일보

조영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