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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격전지 수도권 돌며 ‘내란종식’ 역설
김문수, 제주서 서울광장까지 ‘국토종단’ 유세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2·3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6·3 대선을 하루 앞두고, 각 당의 후보들이 마지막 유세에 나서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대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을 돌며 ‘내란 종식’을 외치며 표심 다지기에 나섰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국토 최남단 제주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국토종단 유세를 통해 “이재명 괴물 총통 독재의 출현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6·3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3일은 투표로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는 날”이라며 “대한민국은 이제 내란의 그 어두운 밤을 걷어내고, 희망의 새 아침을 맞이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비상계엄을 막으려고 지난해 12월3일 시민들이 모였던 서울 여의도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는 등 ‘내란 종식’과 ‘통합’을 열쇳말로 최대 격전지 수도권 표심 다지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시 주민교회에서 대선 기간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어 “성남은 정치인 이재명이 만들어진 곳이자, 소년공 이재명이 꿈도 키워낸 곳”이라며 “약속드린다.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주민교회는 2004년 이 후보가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조례안 부결에 항의하다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수배된 뒤 숨어 지내던 곳이자, 성남시장 출마를 결심한 곳이다.

이 후보는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과 경기 광명시 등 유세에선 “이번 대선은 내란 때문에, 내란을 극복하려고, 내란 세력들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선거”라고 강조하면서 “압도적 심판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어떤 정치인도 대한민국에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표로 증명해달라”고 했다. 그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은 곧 ‘상왕 윤석열’의 귀환”이라며 “그들이 복귀한다면 내란 세력에 의한 민주주의 파괴가 벌어진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단 한표라도 반드시 이겨 그들에게 엄중한 역사적·형사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여의도공원에서 한 마지막 유세에서 이 후보는 “여의도는 내란의 어둠을 민주의 빛으로 몰아낸 역사의 현장”이라며 “이곳에서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응원봉으로 상징되는 민주주의의 성지, 그리스 아고라가 아니라 여의도와 광화문으로 민주주의를 보러 오는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내일은 대한민국 운명이 판가름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며 “내란을 끝낸 국민 승리의 날로 기록될지, 내란 세력이 다시 부활하는 날로 기록될지는 오직 실천과 행동에 달렸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절대로 국민을 편 가르지 않겠다. 파란색에 의지해 대통령이 됐을지라도, 빨간색 좋아하는 사람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통합도 거듭 강조했다. 양복 깃에 태극기 배지를 착용한 이유를 두고 “태극기가 극우 세력의 전유물처럼 느껴지게 됐는데, 제자리를 찾아주자는 게 제 생각”이라며 “정치가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통합이고, 국민통합의 가장 중요한 상징물 중 하나가 태극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저는 국민 속에서 호흡하지 않으면 질식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국민과 더 많이 직접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할 일로는 “경제상황 점검 지시”를 꼽았다.

김규남 기자 [email protected] 김채운 기자 [email protected]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총유세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6·3 대선 전날인 2일 제주와 부산, 대구, 대전, 서울을 잇는 ‘국토 종단’ 유세를 하고 “이재명 괴물 총통 독재의 출현을 막아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준석 사표론’을 직접 제기하고, 12·3 비상계엄 자체도 뒤늦게 사과하는 등 막판 표 결집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김 후보는 이날 제주 첫 유세부터 서울 마지막 유세까지 유시민 작가의 김 후보 배우자 설난영씨 비하 발언을 집중 거론했다. 그는 “어떤 촉새가 제 아내한테 고등학교밖에 안 나온 여자가 (대선 후보 배우자가 돼)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나는 내 아내를 아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 “본인은 12개 죄목으로 5개 재판을 받고 있고, 아내는 법카(법인카드)로 유죄 판결받고, 아들은 상습 도박에 인터넷으로 욕설을 하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되겠냐”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가족 문제를 공격했다. 여성 노동자 학력 비하 발언에 대한 비판을 부채질하며 선거 막판 뒤집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현장엔 김 후보자의 아내와 딸, 사위, 손주, 손녀 등 온가족이 총출동해 지지자들을 향해 큰절을 하며 ‘문제 없는 가족’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써진 티셔츠를 공개하며 “저는 방탄 조끼가 필요없다. 저의 양심과 국민 여러분들이 저의 방탄조끼다”라고 했다.

부산 유세에선 “내일은 자유민주주의가 괴물 독재를 몰아내고 정의와 법치를 세우는 날”이라며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했다. 대전에선 “민주당이 아예 중국말로 ‘셰셰’(감사합니다) 유세를 한다”며 이 후보가 자신을 향한 보수층의 ‘친중’ 공세를 반박하려고 한 말을 꼬투리잡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 도중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해 송구하다”며 “이준석 후보를 찍으면 이재명 후보만 도와주게 되지만, 김문수를 찍으면 김문수가 (대통령이) 된다. 저와 함께 국민희망시대를 열어가도록, 압도적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에선 보수층의 사표 방지 심리를 자극해왔지만, 김 후보가 직접 이런 언급을 한 건 처음이다.

김 후보는 “있어서는 안 될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깊이 반성한다”고도 했다. 그간 계엄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와 국민의 불편에 사과했던 것보다 수위를 높인 것이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 당과 대통령의 수평적 관계, 대통령의 당무불개입, 당과 정부의 건강한 관계 등 과감한 당 혁신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선거를 하루 앞두고 중도층 끌어당기기를 시도한 모양새다.

김 후보는 이날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4·3은 우리 대한민국을 건국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아픔이고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이 많다. 민족적 비극이고 건국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비상계엄 사과와 마찬가지로, 중도 확장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후보는 “4·3은 대한민국 건국 자체를 부정하는 명백한 공산 폭동” 등 지난해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망언을 사과하라는 유족들의 요구를 묵살해, 거세게 항의를 받았다.

한편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 마지막 유세 땐 미국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제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당내 경선 경쟁자들이 나란히 단상에 올라 손을 맞잡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한 전 대표가 입은 유세 옷엔 여전히 김문수 후보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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