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악의 경우, 인플레이션으로도 지출증가를 감당하지 못해 정부가 파산하는 ‘롤오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프란체스코 비앙키(Francesco Bianchi)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BOK국제컨퍼런스’ 세번째 세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OECD 국가에서 재정 요인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가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5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 전망을 포함한 다양한 통화정책 이슈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앙키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인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지출 확대가 물가에 초래한 영향을 재정적 물가이론(FTPL)의 관점에서 분석했다.

재정적 물가이론이란 인플레이션을 통화량 같은 통화적 요인보다 정부의 재정 적자와 같은 재정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실질 부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는 재정적자를 완화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

비앙키 교수의 분석 결과, 팬데믹(pandemic·대유행) 기간동안 늘어난 정부지출의 80% 이상이 조세인상이나 미래의 정부지출 삭감 등의 전통적 재원 조달 방식이 아닌,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의 실질가치를 줄이는 방식으로 충당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앙키 교수는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고(高)인플레이션 현상이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로 인해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당시 대규모 재정정책이 추진되면서 중앙은행이 개입할 여지가 줄었고, 부채는 빠르게 늘면서 물가 압력과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런 재정정책이 옳았느냐고 질문한다면,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초저금리 등 통화정책 수단이 이미 많이 소진된 상황에서 재정정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나치게 많은 돈이 투입됐다”고 진단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사키 비지오(Saki Bigio) UCLA 교수는 정부지출이 급증한다면 인플레이션으로도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지오 교수는 “(정부지출 증가로)미국 국채의 가치가 떨어진다면 채권 보유자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반응할 수 있다”면서 “만약 채권 투자자들이 갑자기 미국 국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롤오버 위기(만기 도래 채무를 연장하지 못하는 상황)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비앙키 교수도 “몇년 전보다 롤오버 위기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재정당국이 이전보다 지출을 더 늘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570 권영국, “잘 해보자”는 이 대통령 전화에 “광장 개혁과제 잘 실천, 성공하길” 랭크뉴스 2025.06.04
52569 尹정부 장차관, 일괄 사표…이재명 대통령이 수리 결정 랭크뉴스 2025.06.04
52568 코스피 2760선 돌파...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연고점 경신 랭크뉴스 2025.06.04
52567 李 대통령, 여야 대표와 오찬…메뉴는 ‘비빔밥’ 랭크뉴스 2025.06.04
52566 美, 철강·알루미늄 관세 25%→50% 인상 발효…韓업계 부담 가중 랭크뉴스 2025.06.04
52565 김용태, 李대통령에 "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 등 심각히 우려" 랭크뉴스 2025.06.04
52564 “분열 끝낸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李 대통령, 취임 선서 [전문] 랭크뉴스 2025.06.04
52563 “전쟁같은 정치 없길”…李대통령, 국회의장·정당 대표와 ‘비빔밥’ 오찬[이재명 시대] 랭크뉴스 2025.06.04
52562 李대통령 "모든 국민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랭크뉴스 2025.06.04
52561 깨진 브로맨스…머스크, 빚 늘리는 트럼프 법안에 “역겨워” 랭크뉴스 2025.06.04
52560 이 대통령의 “잘해보자”는 전화 받은 권영국 “개혁 이야기했다” 랭크뉴스 2025.06.04
52559 사저 떠나 '대통령' 여정 시작‥태극기 들고 환송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6.04
52558 이재명 대통령, 국회의장·정당 대표와 오찬…메뉴가 ‘비빔밥’인 이유가? 랭크뉴스 2025.06.04
52557 민정수석 유력 오광수…YS 차남 비리-론스타 분식 캤던 '특수통' 랭크뉴스 2025.06.04
52556 '특수통' 오광수 민정수석 유력…"李 연수원 동기, 진중한 성향" 랭크뉴스 2025.06.04
52555 이재명 정부 출범에 증시 상승 출발…연고점 돌파 랭크뉴스 2025.06.04
52554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이재명 대통령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전문] 랭크뉴스 2025.06.04
52553 용산서 집무 시작…이르면 오늘 국무총리·비서실장 지명할 듯 랭크뉴스 2025.06.04
52552 홍준표 "국힘, 세상과 소통 않고 '틀딱' 유튜브에 의존… 미래 없어" 랭크뉴스 2025.06.04
52551 "그 당은 소멸" "골프나 쳐"‥'참패' 국민의힘 '자중지란' 랭크뉴스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