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에서 유세 전 초등학교 은사인 박병기 씨로부터 성적표를 받고 있다. 안동=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아내나 가족들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치판에 뛰어드는 바람에 가족마저 부당한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불거진 장남의 교습소 불법 취업 논란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토로했다. 이 후보는 '체급이 커지면서 가족도 건드리게 되는데, 괜히 (정치를) 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제가 당하는 건 제가 감수하면 되는데, 저 때문에 이끌려 들어온 죄 없는 자녀들과 특히 아내까지 모욕하고 고통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검찰이) 조국 교수를 싸그리 도륙했던 것처럼 우리도 자식들 뒤지면 있겠지 해서 다 뒤졌다"라며 "혹시 다른 거 없나 해서 그것도 재수사를 몇 번했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언론 보도 때문에 아들이 취직을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그는 "취직만 하면 언론들이 쫓아와서 가짜 보도를 해서 (장남은) 다른 회사에 다니는데도 화천대유 (입사 의혹 관련) 엉터리 보도로 잘렸다"며 "또 먹고 살기 어려워서 시골 가서 교습소 알바를 했는데, 거기를 쫓아가서 불법 취업을 했다고 (보도가 나와서) 잘렸다"고 말했다. 특히 교습소 보도 관련해서는 "교습소 주인이 불법했겠지 왜 알바한 사람이 불법을 하냐"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아내 김혜경 여사의 검찰 기소와 재판 출석에 대해서도 "고문하는 것처럼 정말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건 남편이 (정치를) 포기하고 그만하라는 얘기(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도 "제 아내도 아내지만 제가 꿈꾸고 있는 세상도 있는 거고 세상에 험하게 살아가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버리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을 향해 제기됐던 의혹은 모두 공권력의 터무니 없는 표적 수사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후보는 '이쪽 저쪽이 손 잡고 이재명을 자르려고 했다'는 질문에 "이재명 제거에는 대동단결했다"며 "국정원의 특별 관리를 받았고, 정권을 불문하고 검찰에 당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제 옆에 있다가 당한 사람도 많고, 쌍방울처럼 이재명 옆에 있는 척했다가 당한 사람도 있다"며 "떨어질 뻔하다가 매달려 벼랑의 외길을 걸어왔다"고 했다.

한국일보

박준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