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체 후루카와, 농장 내 노동 착취로 560억원 배상해야
에콰도르 '후루카와 규탄' 현수막
[키토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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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에콰도르 정부가 과거 자국 내에서 벌어진 일본 섬유업체의 '현대판 노예 근로 강요 사건'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이본 누녜스 에콰도르 노동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어제(5월 31일) 키토에 있는 그란데 광장에서 우리는 후루카와(Furukawa) 농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권리 침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며 과거 정부와 국가기관에 의해 은폐된 현대판 노예제가 절대, 다시는 자리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다니엘 노보아 정부는 그러면서 매년 5월 31일을 '후루카와 근로자의 날'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에콰도르 정부 인권당국(Defensoria de Pueblo) 홈페이지에 정리된 '후루카와 사건' 정보를 보면 일본계 섬유회사인 후루카와는 1963년께부터 에콰도르 서부 지역에서 '아바카'(Abaca) 농장을 운영하며 근로자들에게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의 비위생적인 숙소에서 숙식을 강요했다.
'후루카와, 더 이상 그만'
[키토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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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삼'이라고도 부르는 아바카는 특수 종이·섬유 소재의 원료 식물이다. 최근엔 자동차 부품으로도 쓰인다.
에콰도르는 필리핀에 이은 세계 2위권 아바카 생산국으로 알려져 있다.
후루카와 에콰도르 농장에서는 부상자도 수시로 발생했는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허다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에콰도르 전(前) 정부 당국에서는 근로자 자녀 의무교육 미이행 문제나 건강보험 관련 분쟁 등에 제때 개입하지 않는 등 사실상 방조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게 노보아 현 정부 판단이다.
에콰도르 사법부는 지난해 12월 근로자 342명에게 각각 12만 달러(1억6천만원 상당)씩, 총 4천100만 달러(567억원 상당)를 지급하라고 후루카와 측에 명령했다.
후루카와 측은 그러나 "2014년께 소유주 변경 이후 상황이 바뀐 데다 (배상금) 규모가 너무 크다"며 배상 절차 개시에 난색을 보인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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