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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방문해 철강 관세 추가 인상
"50% 되면 아무도 장벽 넘지 못한다"
캐나다·EU "새로운 긴장 고조"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미플린의 US스틸 공장에서 연설 후 춤을 추고 있다. 웨스트미플린=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에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던 25%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기습 발표하면서다. 일본제철의 미 철강업체 US스틸 인수를 승인하기로 입장을 바꾼 데 따른 반발을 무마하면서, 한편으론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대한 조롱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US스틸 인수' 승인… 美 철강노조 달래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 인근 웨스트 미플린의 US스틸 공장에서 연설을 통해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 철강 산업을 더욱 탄탄하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부과 중인 25% 관세율에 허점이 있었다면서 "(관세를 50%로 인상하면) 아무도 이 조치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오는 6월 4일부터 관세율 50%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썼다.

이번 발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및 투자 건과 맞물려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사실상 승인하면서 피츠버그 철강 노동자들의 불만을 달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간 미 철강노조는 일본 기업에 인수될 경우 철강 생산능력이 감소하고 일자리가 다른 공장으로 이전될 것이라며 합의에 반대해왔다.

4월 2일 미국 시카고에 있는 데본 하드웨어에서 강철 케이블이 판매되고 있다. 시카고=AP 연합뉴스


새로운 관세 인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노동자들에게 약속을 지킬 주요 방편 중 하나"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그는 일본제철의 대(對)미국 철강산업 투자액을 140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라고 소개하며 "미국에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고나 아웃소싱은 전혀 없을 것이며, US스틸 노동자들에게 5,000달러(약 700만 원)의 보너스가 지급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고율 관세를 통해 저렴한 외국산 철강 대신 자국에서 생산한 철강 수요를 끌어올려 국내 고용과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체면 구긴 트럼프, 또 다시 관세 '초강수'?



트럼프 정부가 다시 관세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서 뜬금없이 "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완전히 위반했다"고 주장한 지 몇 시간만에 이번 조치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과 관세 휴전으로 체면을 구기고, 상호관세 정책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라는 유행어까지 번지고 있다. 결국 낮은 지지율, 관세 부과로 인한 경제 롤러코스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또 다시 강도 높은 관세율로 '몽니'를 부렸다는 것이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경제학자는 미 뉴욕타임스에 "법적 장벽이나 경제적 여파가 어떻든,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경쟁으로부터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 도구로 관세를 계속 사용할 의향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30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미플린에 있는 US스틸 공장을 둘러보며 직원들과 함께 걷고 있다. 웨스트 미플린=AP 연합뉴스


문제는 이 같은 '초강수' 카드가 '악수'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철강 관세 부과로 인해 건설 회사들의 필수 건축 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급이 감소하고, 신규 주택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안드레아스 월드키르히 콜비 칼리지 경제학 교수는 AP에 "철강 일자리가 몇 개 더 늘어날 순 있겠지만, 관세 부과로 생길 간접비용은 결국 다른 곳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을 합치면 상당히 큰 손실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무역 상대국도 트럼프의 막무가내 행보에 반발하며 보복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철강 관세 인상은 글로벌 경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며 "EU는 이번 관세 인상을 겨냥해 추가적인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대 철강 수입국인 캐나다 상공회의소는 관세 인상을 두고 "북미 경제 안보에 반하는 것"이라며 캐나다 산업과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돈 패럴 호주 통상부 장관 또한 관세 인상에 대해 "정당하지 않고, 우방이 취할 행동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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