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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2050년 사라질 음식
커피·사과·초콜릿·전복·오징어·와인
1일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주최한 ‘위어스-지구의 목소리’ 행사에 2050년 마트 진열대를 가상으로 구성한 부스가 마련돼 있다. 고나린 기자

경북 청송 사과, 국내산 오징어, 와인, 전복, 초콜릿, 아이스 아메리카노….

서울 낮 최고기온이 29도까지 오른 6월의 첫날, 기후위기로 2050년 마트 진열대에선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품목들에 ‘품절(솔드아웃)’ 딱지가 붙었다. 수온 상승으로 국내 오징어 수획량은 20년 동안 16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온실가스 배출로 바다의 산성도가 높아지며 전복·조개류의 44%는 3년 전부터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미 기후위기로 생산면적이 줄어 ‘금값’이 된 사과, 커피(원두), 초콜릿(카카오)은 2050년이 되면 아예 재배가 어려워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일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 시민참여형 행사인 ‘위어스-지구의 목소리’ 부스를 열었다. 25년 뒤의 마트 진열대를 가상으로 구성한 ‘2050년 스토어’부터 기후위기로 사라지고 있지만, 꼭 지키고 싶은 사소한 일상들을 적어 남기는 부스, 말을 할 수 없는 지구를 대신해 지구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보는 녹음 부스, 공정무역 원두커피와 비건 밀크티 등을 받아갈 수 있는 커피트럭 등이 차려졌다.

이날 행사는 모두가 무료로 참여할 수 있지만 일회용품 대신 그린피스가 준비한 다회용컵이나 개인 텀블러를 써야 한다는 규칙을 뒀다. 정상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선임캠페이너는 이날 한겨레에 “환경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에 경각심을 갖게 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반대로 지구의 목소리도 시민들이 대변해보는 행사를 기획했다”며 “이날 모인 목소리들을 모아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부와 국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일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주최한 ‘위어스-지구의 목소리’ 행사에서 지구가 하고싶을 말을 대신 녹음해보는 부스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고나린 기자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일상에서도 부쩍 기후위기를 체감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다음 정부가 기후위기에 우선적으로 대응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경기 광주에서 온 이현옥(59)씨는 “주부인 입장에서 오징어·명태가 잘 안 잡히고 해산물값이 오르는 걸 보며 기후위기를 체감했다”며 “다음 정부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더욱 신경 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박재현(12)군은 “2050년에 초콜릿·사과 등이 사라지면 먹는 재미가 없어질 것 같다. 다음 대통령은 유엔(UN) 등 국제기구와 기후위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볼일이 있어 이곳을 찾았다가 행사에 들르게 됐다는 임미형(48)씨도 “점점 사계절이 흐려지고 있는 것 같다.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해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부가 새로 나왔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서울마당 한쪽에는 기후위기로 사라질지 모르는, 사소한 일상들을 적어보는 벽이 마련되기도 했다. ‘여름이 많이 덥지 않았을 때 친구들과 물총 놀이를 했을 때가 잊히지 않아요’, ‘청량한 가을에 산책하기’, ‘깨끗한 해변에서 걷기’, ‘봄나물 가득 넣은 비빔밥 냠냠’, ‘꿀벌들이 꽃 속에서 날아다니는 모습 구경하기’, ‘사랑하는 사람과 나눠 먹는 달콤한 초콜릿’ 등 평범하지만 소중한, 그렇기에 더 지키고 싶은 일상들을 적은 포스트잇은 점점 늘어났다.

1일 서울 중구 서울마당에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주최한 ‘위어스-지구의 목소리’ 행사에 기후위기 속에서 지키고 싶은 일상들을 적은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고나린 기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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