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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박사 하호수 에버랜드 프로 인터뷰
장미축제 1985년 시작, 토종 장미 개발
최근 수출 개시, 장미 명예의 전당 목표로
에버랜드 장미원에 장미가 활짝 핀 모습. 에버랜드 제공


5월 23일 오후 용인 에버랜드 내 장미원(로즈가든)에서 열리고 있는 장미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의 표정은 모두 활짝 핀 장미 같았다. 유모차에 어린 자녀를 태운 가족부터 데이트를 나온 젊은 연인, 중년 부부까지.
720가지 품종, 300만 송이가 만개한 장미원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 이들은 곳곳을 가득 메운 빨강, 분홍, 보라, 노랑, 하양의 장미처럼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에버랜드가 5월 16일부터 한 달 동안 여는
장미축제는 방문객들이 해마다 추억을 남긴 지 벌써 마흔 살이 된 행사
다.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장미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은 환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장미원의 주인공 장미다.
과거 수입 장미로만 채웠던 장미원은 이젠 에버랜드에서 직접 개발한 토종 장미가 함께 향기를 뽐내고
있다.
장미 박사로 불리는 하호수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 프로가 가꾸고 키운 '에버로즈'다.


장미원은 에버랜드가 자연농원으로 처음 문을 연 1976년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다. 당시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 장미라는 조사를 바탕으로 122개 품종 3,500그루의 장미를 심었다.
에버랜드는 10년 동안 풍요롭고 화려한 정원으로 큰 장미원을 활용한 장미축제를 1985년 개시했다.
놀이기구, 동물원과 더불어 다채로운 놀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장미축제는 꽃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대형 이벤트
였다. 전국 팔도에서 열리고 있는 꽃축제의 출발이다.

전국팔도 꽃축제 출발점, 장미축제



장미축제가 열리고 있는 장미원에서 장미와 함께 있는 하호수 에버랜드 식물콘텐츠그룹 프로. 에버랜드 제공


장미축제와 장미원은 에버랜드 명소로 소문났지만 외국에서 들여온 장미만 있어 아쉬웠다.
이에 에버랜드는 장미축제 30주년이 다가오던 2013년 장미 신품종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2003년 에버랜드에 입사해 분재 업무를 하던 하 프로가 그 도전의 주축 멤버로 뽑혔다.
서울대 원예학과를 나와 화훼학 연구실에서 석사를 딴 그는 장미 개발을 위한 적임자
였다.

하 프로도 처음엔 막막했다.
당시 꽃다발용인 절화 장미 전문가는 많아도 장미원에 심은 정원 장미를 잘 아는 이는 국내에 없어 누구에게 배울지부터 고민해야 했다.
정원 장미는 생육 과정이 절화 장미와 비슷하나 야외에서 자라다 보니 기온 변화, 병충해에 더 잘 견뎌야 한다
.

그는 절화 장미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였던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이영순 팀장을 열 번 넘게 찾아가 교배, 열매 맺기, 종자 심기 등 장미를 키우는 전 과정을 전수받았다.
2014년부터 신품종을 본격 개발한 하 프로가 초창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향기였다.
장미원에 있던 수입 장미는 오전에만 향을 내 오후에도 꽃내음으로 꽉 채우는 장미가 필요하다고 판단
했다.

"에버로즈, 제 아들이자 딸"



에버랜드가 장미 신품종을 개발하는 플라워 하우스 모습. 에버랜드 제공





이어 바깥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장미를 찾는 데 공을 들였다.
장미가 무더위, 비, 추위, 곤충, 병 등을 이겨내야 봄, 여름, 가을까지 졌다 피면서 방문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꽃이 연달아 피어나는 능력인 연속 개화성도 따져봤다.

하 프로가 엄격한 기준을 거쳐 개발한 품종만 40개다. 어떤 장미는 향이 세고 다른 장미는 강인하고, 또 다른 장미는 색감이 예쁜 등 장미마다 성격이 있다고 한다.
신품종은 2020년 3월부터 일반 시민들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그중
품종은 에버랜드 최고 인기 동물이었던 판다 푸바오의 돌 선물로 줘 푸바오란 별명이 붙었다
. 다른 품종은 하 프로의 공로를 높이 사, 그의 이름인 호수를 떠오르게 하는 레이크드림이라고 지었다.

에버랜드가 장미축제 40주년을 맞아 진행한 추억사진 공모전에 응모한 사진들. 에버랜드 제공


새 품종 중에서도
퍼퓸에버스케이프는 여러 면에서 뛰어난 올스타
다. 이 장미는 2022년 일본 기후세계장미대회에서 최고상인 금상 등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또 장미원은 같은 해 세계장미회가 세계 최고 장미 정원에 주는 '어워드 오브 가든 엑설런스'를 수상했다.
전 세계가 에버로즈와 장미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에버랜드는 최근 일본에서 장미 총판 사업을 하는 키무라 플래닝과 계약을 맺고 퍼퓸에버스케이프의 현지 판매를 개시하기도 했다. 에버로즈의 첫 해외 수출 사례다.
하 프로는 세계장미회가 전 세계 18개 품종만 선정한 장미 명예의 전당에 에버로즈를 올리는 게 목표다. 그는 "제 아들이자 딸인 에버로즈가 계속 칭찬받고 잘 자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전 세계가 다 아는 장미를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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