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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 토모신세시스 개발한 제이피아이헬스케어
엑스선 여러 각도서 쏘아 CT처럼 인체 입체 영상 제공
“엑스선에 보이지 않는 질병 발견, 방사선 노출도 줄여”

제이피아이헬스케어는 이동형 토모신세시스를 개발했다. 김진국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신체 부위를 3차원으로 빠르고 자세하게 촬영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여름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병이 있다. 바로 요로(尿路) 결석이다. 요로는 소변이 나오는 길로, 신장에서 요관, 방광, 요도로 이어진다. 여름에는 땀으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소변량이 줄어든다. 이로 인해 소변에 떠다니던 결석이 요로를 막을 위험도 커진다. 요로 결석이 생기면 옆구리 통증이나 출혈이 나타난다.

요로 결석이 의심되면 엑스(X)선 검사를 해야 한다. 그런데 결석 크기가 작으면 엑스선에도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이를 새로운 기술로 해결한 국내 기업이 있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다.

지난 28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난 김진국 제이피아이헬스케어 대표는 “토모신세시스(Tomosynthesis) 의료기기로 요로 결석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엑스선보다 자세하게 3차원으로 인체 내부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동형 토모신세시스로 촬영한 흉부와 척추 사진. 다양한 각도에서 신체를 촬영해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

3차원 구조 파악, 방사선은 줄여
토모신세시스는 엑스선과 CT(컴퓨터 단층 촬영)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영상장비다. 흉부와 복부, 옆구리, 관절, 두개골 같은 신체 부위를 촬영한다. 엑스선은 인체 내부를 2차원으로 보여주지만 토모신세시스는 3차원 영상을 제공해 의료진이 질병을 발견하기 쉽다.

CT는 인체를 수백 장의 고해상도 평면 엑스선 영상으로 나눠 찍는방식이다. 각각의 엑스선 영상은 조직 단면을 보여준다. 이를 모으면 인체 내부를 입체로 볼 수 있다. 토모신세시스는 엑스선을 여러 각도에서 찍어 CT처럼 입체 영상을 얻는 방식이다. 엑스선 촬영이 적어 CT보다 방사선 노출도 줄어든다.

김 대표는 “사람의 몸은 생각보다 두껍고 복잡해서 요로 결석처럼 작은 부분은 엑스레이로 발견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면서 “토모신세시스는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기 때문에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20초면 신체를 촬영해서 화면에 띄울 수 있다.

회사는 독자 기술로 이른바 ‘방사선 딜레마’를 해결했다. 인체에 방사선을 많이 쏘면 화면은 선명하지만 그만큼 피폭량도 늘어난다. 방사선을 줄이면 화면이 흐릿해진다. 회사는 그리드로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드는 가로 43㎝, 세로 60㎝ 네모난 판처럼 생긴 부품으로, 토모신세시스 디텍터(반사판)에 끼워 사용한다. 디텍터는 방사선으로 촬영한 영상을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게 바꿔주는 부품이다.

김 대표는 “엑스선이 신체를 통과할 때 각종 뼈와 조직에 부딪혀 여러 갈래로 튕겨간다”면서 “그리드가 불필요한 산란(散亂)을 제거해 화면이 왜곡되는 노이즈를 줄이고 선명도를 높였다”고 했다. 회사는 납과 알루미늄을 넣어 반도체 제조 공법으로 그리드를 만들었다. 방사선 피폭은 줄이고 투과력은 높여 인체 내부 화면을 자세하게 구성했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의 토모신세스는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응급실, 선별 진료소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서 “환자가 위급한 상황일 때 직접 움직이는 대신 의료기기를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8일 서울 본사에서 의료기기 회사 제이피아이헬스케어 직원이 이동형 토모신세스를 이용하고 있다. 바퀴가 달려 있으며 응급실과 선별 진료소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조선비즈

중동, 유럽, 동아시아 시장에 진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질병 진단 시장 규모는 2023년 1200억달러(165조원)에서 2030년 2200억달러(302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토모신세시스 시장도 같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중동과 유럽, 동남아시아를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중동은 오일머니로 소득 수준이 높아 건강에 대한 관심도 많아 의료기기 산업도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은 독일을 중심으로 영상 진단 시장이 발달한 곳이라 역시 기술력을 검증하기에 최적지라고 말했다.

동남아는 다른 면에서 역시 기술력을 입증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했다. 그는 “비가 많이 내려 습한 곳에서는 영상기기 부품에 문제가 생겨 화면이 제대로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가 이동형 토모신세시스를 개발하는 데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범부처사업단)이 큰 도움을 줬다. 김 대표는 “이번에 범부처사업단 2025년 10대 대표 과제로 선정돼 자금 지원과 컨설팅을 받았다”면서 “3차원으로 신체를 진단하는 의료기기로 환자와 의료진에게 도움을 주는 게 목표”라고 했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의 모태는 김 대표의 부친이 1980년 설립한 정원정밀공업이다. 2010년 지금 사명으로 바뀌었다. 김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4년 회사에 합류했다. 제이피아이헬스케어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450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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