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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 아침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가던 열차 안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4백여 명의 승객들이 곧바로 열차에서 내려 선로를 통해 대피했는데, 중상자는 없었습니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내장재가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교체된 데다, 승객들과 기관사가 침착하게 대처해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는데요.

경찰은 방화 피의자를 검거해 조사 중입니다.

차우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열차에 불이 났다는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옵니다.

"불났대요. 앞으로 가요! 밀지 마요! <어떤 사람이 기름을…>"

오늘 오전 8시 45분, 지하철이 여의나루역을 빠져나온 직후, 8개 객차 중 4번째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연기는 옆 칸으로 빠르게 번져갔습니다.

[목격자 (음성변조)]
"사람들이 다 그냥 우르르 뛰어오면서 제일 앞칸에 가니까 이제 갈 데가 없잖아요. 연기가 이제 저 뒤쪽에서 몰려오더라고요. 이태원 참사 생각이 나서 압사될까 봐."

급기야 승객들은 열차 문을 강제로 열었고, 동시에 지하철도 긴급 제동이 걸렸습니다.

[승객 (음성변조)]
"길도 잘 안 보이고.‥ 연기가 계속 나니까 빨리 뛰어가라고. 밑에 철길 지하철 거기에서 뛰어갔어요."

4백여 명의 승객들은 119 구조대 유도에 따라 선로를 타고 대피해 마포역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불을 지른 건 60대 남성, 갑자기 준비해 온 기름을 뿌리고 라이터형 토치로 불을 붙였습니다.

[안상일/승객]
"여성분이 소리를 질러서 내가 그쪽을 쳐다보니까 '담금주'통이 바닥에 뒹굴면서 휘발유가 확 뿌려지더라고. 그게 바닥에 쫙 깔리면서 휘발유 냄새가‥"

연기가 자욱해지자 피의자도 도주를 시도했지만, 승객들과 뒤섞여 넘어졌고, 결국 119 구조대 들것에 실려나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찰 관계자]
"변호인 선임할 수 있고. 잠시만요. <너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그을음이 잔뜩 묻은 손을 보고 의심한 경찰의 추궁에 범행을 인정한 겁니다.

[안상일/승객]
"이분이 질문을 했지 우리 일행이 너 때문에 죽을 뻔했잖아라고 하니까, '안 죽었잖아.' 그러니까 황당한.."

불이 시작된 객차 바닥은 소화기 약제가 뒤덮었고, 한쪽엔 방화도구도 발견됐습니다.

승객 비상 전화를 듣고 달려온 기관사와 일부 승객이 비치된 소화기로 불길을 잡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순간적인 화염에 열차 손잡이 등은 검게 그을렸지만, 의자나 게시판은 거의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이후, 내장재 대부분이 불연, 난연성 소재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염무열/마포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총 21명 병원 이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증상은 심각하지는 않고 단순 연기흡입이나 그 다음에 발목을 접지르거나..."

경찰은 피의자를 상대로 범행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현장 감식 등을 마치는 대로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차우형입니다.

영상취재 : 강재훈, 독고명 / 영상편집 : 권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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