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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45분쯤 여의나루역  출발 열차
일부 승객들 소화기로 자체 진화하기도
기관사 안내방송 따라 역으로 이동 대피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여의나루역 구간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선로를 통해 대피하고 있다. 뉴스1


31일 오전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을 출발한 열차 안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불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으나 일부 승객들과 기관사 등의 즉각적인 조치로 신속하게 대피하면서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소방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열차 안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열차에는 주말을 맞아 나들이객 등 승객 400여 명이 승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발생 후 하남 마천 방면 하행선 열차는 여의도역과 애오개역 사이 운행이 중단됐지만 1시간여 만에 복구돼 오전 10시 10분부터 전 구간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이날 화재는 60대 남성 A씨의 방화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열차가 출발한 직후 한 남성이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옷가지에 붙을 붙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승객 등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 중 들것에 실려 여의나루역으로 나오던 A씨의 옷이 검게 그을린 것을 확인, 그를 추궁한 끝에 범행 사실을 자백 받아냈다. 목격자들도 “A씨가 범인이 맞다”고 진술, 이날 오전 9시 45분 A씨를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또 점화기(토치), 유리통 등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물품도 수거했다.

A씨의 방화는 승객들에 의해 조기 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과 경찰, 목격자 등에 따르면 A씨가 방화 직후 승객들이 화재경보기를 눌렀고, 기관사도 급제동 해 열차는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에 멈춰 섰다. 이후 일부 승객들은 비상 레버를 작동시켜 출입문을 수동으로 열고 대피를 유도했고, 기관사도 안내방송을 통해 여의나루역으로 대피를 유도했다. 승객 400여 명 중 21명이 호흡 곤란과 연기 흡입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130여 명은 현장에서 치료 받은 후 귀가했다.

김진철 마포소방서 소방행정과장도 현장 브리핑에서 “열차에 진입했을 당시 상당수 승객은 대피하고 있었다”며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기관사와 일부 승객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해 진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진화된 상태였다”고 했다.

큰 인명 피해 없이 신속한 대피가 이뤄졌지만 당시 상황은 긴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목격담과 급박했던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불이 난 열차에 타고 있었다고 밝힌 한 글쓴이는 “제일 앞 칸에 앉아서 있는데 뒤 칸에서 사람들이 ‘불이야’라고 하면서 엄청나게 몰려서 달려 왔다”며 “이어 지하철이 급정차하고 까만 연기가 뒤 칸에서 막 몰려오는데 ‘이러다 질식사하는구나’ 싶은 공포가 몰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출입문이) 열려서 철로에 뛰어내려 다음 역까지 무작정 달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과정과 동기에 대해 면밀하게 수사할 예정이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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