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방화로 불난 5호선 승객 "한동안 지하철 못 탈 것 같아"


지하철 5호선 방화 추정 화재로 승객 대피
(서울=연합뉴스) 31일 오전 8시 47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마포역 사이 지하철에서 방화 추정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대피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여의도역∼애오개역 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2025.5.31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누군가 '뛰어'라고 외치자 사람들이 제가 있는 쪽으로 우르르 몰려왔어요. '시너 뿌렸다'는 말도 들렸고요."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불이 난 순간 열차 안에 있었던 직장인 김모(24) 씨는 연합뉴스에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직도 긴장이 가시지 않은 듯 목소리가 떨렸다.

김씨는 희미한 연기가 보이자마자 승객들이 자신이 있던 맨 끝 칸으로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영화 '부산행'처럼 수십명이 소리 지르고 달려와서 아수라장이 됐다"며 "흰 연기가 열차 내에 다 퍼지고 상황이 많이 심각했다"고 말했다.

'창문을 깨야 하나', '나가야 한다' 등 다급한 외침이 곳곳에서 들려오다 가까스로 열차 출입문이 열렸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따로 방송이 나온 건 아니고 보통 역에서 정차했을 때처럼 모든 문이 열렸다"며 "일단 나가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내렸다"고 했다.

김씨는 그 길로 깜깜한 터널길을 걸어 마포역 대합실에 도착해 마침내 실외로 나갔다. 이날 이렇게 탈출한 승객은 400여명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이동하는 동안 얼굴과 손이 까맣게 그을리고 무릎도 다친 것 같다는 김씨는 퇴근 후 병원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씨는 "크게 다친 분은 없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한동안 지하철은 못 탈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전 8시 43분께 5호선 여의나루역∼마포역 사이 지하철 내에서 발생한 불은 방화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난 직후 기관사와 일부 승객이 소화기로 진압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은 9시 45분께 방화 용의자로 추정되는 60대 남성을 여의나루역 근처에서 현행범 체포했다.

이 남성은 지하철 선로를 통해 들것에 실려 나오다가 손에 그을음이 많은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추궁하자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점화기와 유리통 등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물품을 발견해 감식 중이다.

한때 열차가 마포역과 여의나루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여의도역∼애오개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가 10시 6분께 정상 운행이 재개됐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541 '햄버거 회동' 군 장성 "노상원, '계엄 며칠 전 尹 만났다' 해" 랭크뉴스 2025.06.02
51540 새 대통령 국군통수권 승계, ‘이때’부터…취임식은 언제?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6.02
51539 “리박스쿨 관련 강사 교체, 대체프로그램 투입…손효숙 자문위원 해촉” 랭크뉴스 2025.06.02
51538 이준석 "金 이미 졌다"…권성동 "이길 수 있어, 결단 하라" 랭크뉴스 2025.06.02
51537 이재명 "파기환송, 내가 들었던 것과 달라" 발언에 김문수 "대법원과 내통 실토" 랭크뉴스 2025.06.02
51536 3단계 스트레스 DSR 실행에 기분양 단지 분양권 거래 늘어난 경기권 랭크뉴스 2025.06.02
51535 '친절한 英 아저씨', 알고보니 中간첩…FBI 잠입수사로 체포 랭크뉴스 2025.06.02
51534 ‘대통령 누가 되든’…코인업계 웃는다 랭크뉴스 2025.06.02
51533 D-1 이재명, 다짐과 부탁…“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6.02
51532 “또요?”…샤넬, ‘클래식백’ 7% 등 일부 제품 가격 인상 랭크뉴스 2025.06.02
51531 흉기 피습 그때, 이재명 말했다…"윤석열 계엄령 대비하세요" [대선주자 탐구] 랭크뉴스 2025.06.02
51530 80대 할머니 손목 당기며 '이 사람 찍어라'…제천 60대女 입건 랭크뉴스 2025.06.02
51529 ‘댓글조작’ 리박스쿨 강사는 전광훈 며느리…수강생 “학교 교육은 가짜” 랭크뉴스 2025.06.02
51528 전공의 860명 추가 복귀해 총 2532명 수련 병원으로 랭크뉴스 2025.06.02
51527 80대 할머니 손목 당기며 “OOO 찍어요”…60대 여성 입건 랭크뉴스 2025.06.02
51526 '정치 고향' 성남 찾은 이재명 "소년공이 꿈 키운 곳‥이젠 대한민국 바꾸겠다" 랭크뉴스 2025.06.02
51525 이재명 “아들들 가짜보도로 취직 못해···가족에 정말 미안” 랭크뉴스 2025.06.02
51524 제주 4·3이 “남로당 폭동”이라던 김문수, 사과 없이 평화공원 참배 랭크뉴스 2025.06.02
51523 “리박스쿨 등 극우단체 학교 침투 길 터줘”···전교조 경기지부, ‘늘봄플러스’ 폐지 요구 랭크뉴스 2025.06.02
51522 [속보]김문수 "이준석과 단일화 못해 송구…끝까지 단일화 노력" 랭크뉴스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