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너 리스크’에 17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모델 기용 고민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쇄신 위한 움직임
손흥민·뷔·GD 등 경쟁사 ‘빅모델 전략’도 영향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의 대표 브랜드 빽다방이 새 모델을 찾으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브랜드 이미지 실추·매출 하락 등 가맹점주들에게 타격을 주자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입니다. 이는 빽다방 브랜드 출시 이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간 빽다방은 로고와 신메뉴 등에 백 대표를 모델로 내세워 왔습니다.

그래픽=손민균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이달 초 진행한 ‘빽다방 가맹점주 간담회’에서 새로운 브랜드 광고 모델 기용에 대한 점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합니다. 빽다방 브랜드 이미지를 책임졌던 백 대표가 각종 논란과 함께 구설에 오르면서 빽다방 매출도 직격탄을 맞자, 점주들 사이에서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입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 등을 모델로 기용하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다. 그간 가맹점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따로 모델을 쓰지 않고 백 대표를 활용한 홍보 포스터나 로고 등을 제작해 왔다”며 “아직 모델 후보군을 추리는 등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점주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빽다방은 더본코리아의 핵심 브랜드로 꼽힙니다. 지난해 상반기 빽다방의 매출은 789억원으로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출 중 44.6%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08년 브랜드 출범 당시부터 빽다방은 한 번도 외부 광고 모델을 쓰지 않았습니다. 연예인급으로 높은 백 대표의 인지도 덕이었습니다. 굳이 비싼 광고료를 내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타 모델을 쓸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이죠.

이랬던 빽다방의 전략은 백 대표가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바뀌었습니다. 백 대표를 둘러싼 원산지 허위 표기·산업용 조리도구 사용·빽햄 품질·방송 갑질 의혹 등 논란이 빽다방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탓이죠. 실제 금융감독원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카드사 4곳(삼성·신한·현대·KB)의 ‘더본코리아 주요 브랜드 매출액’ 자료에 따르면, 빽다방의 매출 증가 폭은 논란 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빽다방의 지난 3월 일평균 매출액은 4억3876만원으로 전월 대비 11.8% 증가했습니다. 논란이 확산한 4월 일평균 매출액은 전월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왼쪽부터) 메머드커피 모델 배우 김우빈, 메가MGC커피 모델 축구선수 손흥민, 컴포즈커피 모델 BTS 멤버 뷔, 더벤티 모델 지드래곤(G-Dragon). /그래픽=손민균

업계에서는 경쟁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빅모델’ 전략 성공 사례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백 대표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도 쇄신하고 떨어진 매출도 올려보겠다는 것이죠.

지난 2022년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선정한 이후 메가MGC커피는 가맹점 수가 2173개에서 올해 3551개로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000억원을 돌파했죠. 컴포즈커피 역시 지난 2023년 아이돌그룹 BTS 멤버 뷔를 모델로 발탁한 후 가맹점 수가 1901개에서 올해 2812개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직전 해보다 9% 증가한 400억원으로 집계됐죠. 두 브랜드 모두 현재까지도 손흥민·뷔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른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머드커피도 배우 김우빈을 올해 모델로 선정했고, 더벤티도 최근 지드래곤(G-Dragon)을 모델로 발탁해 리브랜딩에 나섰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빽다방=백종원’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그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빽다방 점주들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명 연예인 등을 통해 매출이 증가한 걸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나. 이 부분을 벤치마킹해 보자는 의견이 충분히 나올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빽다방이 추구하는 이미지·철학과 맞는 외부 모델을 기용한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휴먼 리스크(Human risk)’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빽다방과 어울리는 캐릭터나 가상 인물 등을 새 ‘얼굴’로 내세우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고 했습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465 "여보, 6월부턴 집값 더 뛴대!"…'생애 최초 영끌족' 큰 폭 증가 랭크뉴스 2025.06.02
51464 5호선 방화범 '이혼 소송 공론화하려 범행했느냐' 질문에 "네" 시인 랭크뉴스 2025.06.02
51463 ‘가짜 백수오’ 10년 만에 결론···“소비자원 발표 잘못, 주가 하락 배상책임은 없어” 랭크뉴스 2025.06.02
51462 [Why] 트럼프가 하버드 공격하는 진짜 이유 랭크뉴스 2025.06.02
51461 김문수, 제주 4·3공원 참배···“남로당 폭동” 발언 사과 요구엔 침묵 랭크뉴스 2025.06.02
51460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빽보이피자 점주의 쪽지 사과 '화제' 랭크뉴스 2025.06.02
51459 [대선 D-1] 당선인, 언제 대통령 신분 전환될까…군 통수권 이양은? 랭크뉴스 2025.06.02
51458 유세 현장서 민주당 의원 팔을 ‘퍽’…1주일 전엔 차량 돌진도 랭크뉴스 2025.06.02
51457 이재명 "아내와 가족에 미안하다... 검찰, 조국 도륙낸 것처럼 아들 수사" 랭크뉴스 2025.06.02
51456 김어준 "유시민, 김문수·설난영 논평 자격 있다…그들의 변절 따져야" 랭크뉴스 2025.06.02
51455 [단독] 신원식·윤재순만 남고…대선 날 모두 떠나는 용산, 왜 랭크뉴스 2025.06.02
51454 "21대 대통령은 바로"…尹 새벽 2시·文 오후 10시 '당선 유력' 떴었는데 랭크뉴스 2025.06.02
51453 머스크, 마약 취해 트럼프 지지 유세?… "몇 년 전 케타민 썼을 뿐" 부인 랭크뉴스 2025.06.02
51452 선관위원장 “투표로 화합하는 대한민국…소중한 한 표 행사해달라” 랭크뉴스 2025.06.02
51451 경향신문 ‘김문수, 김정숙 여사 외모 평가’ 검증보도에 국힘이 낸 이의신청 기각 랭크뉴스 2025.06.02
51450 ‘지하철 5호선 방화범’ 구속심사 출석…“이혼소송 알리려 범행” 랭크뉴스 2025.06.02
51449 대선 전날도 ‘윤석열’ 내홍... "탄핵 반대 당론 무효" vs "우리 당의 뿌리" 랭크뉴스 2025.06.02
51448 22일 짧은 대선 레이스... 정책·공약은 뒷전, 저질 네거티브만 남았다 랭크뉴스 2025.06.02
51447 [르포] “제2의 송도라더니”… 일산 풍동 ‘더샵 브랜드 타운’ 입주 코 앞인데 흙먼지만 랭크뉴스 2025.06.02
51446 "대통령 취임식, 오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난감한 시·도지사 왜 랭크뉴스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