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9일 빙하 붕괴에 따른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스위스 블라텐 마을의 모습. AP=연합뉴스
전 세계 빙하 중 40% 정도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이미 녹아 없어질 운명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 추세대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빙하의 손실 규모는 7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29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기후조건(2014~2023년)이 지속되면 전 세계 빙하가 2020년에 대비해 39%의 질량을 잃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금까지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2도 올랐는데, 이 온난화 수준만으로도 빙하의 40% 가까이가 이미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8개의 빙하 모델을 이용해 21세기 이후의 장기적인 빙하의 운명을 예측했다.



온난화 지속되면 빙하 4분의 1만 살아남아
지구 온도가 오를수록 빙하의 손실량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지금의 온난화 추세가 이어질 경우 2100년까지 전 세계 기온은 2.7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전 세계 빙하 질량의 76%가 상실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기후 정책 수준으로는 빙하의 4분의 1만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제사회가 파리협정에서 목표로 한 1.5도 억제에 성공한다면 빙하의 손실 규모가 47%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2.7도 시나리오와 비교해 빙하를 두 배 이상 보존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교의 해리 제콜라리 박사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리 연구는 모든 온도 상승의 작은 부분도 중요하다는 것을 고통스럽고 명확히 보여준다”며 “오늘 우리가 내리는 선택은 수 세기 동안 영향을 미치며, 우리 빙하의 어느 정도가 보존될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 AFP=연합뉴스
빙하의 손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미 붕괴가 불가피한 빙하들로 인해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이 11.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온도가 2.7도에 도달할 경우, 빙하만으로 23㎝의 해수면 상승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지구 평균 기온이) 0.1도씩 추가로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빙하 질량의 2.0%가 추가로 감소하며, 이는 빙하로 인한 해수면 상승 6.5㎜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현실이 된 빙하 붕괴의 재앙…스위스 마을 90% 사라져
5월 23일 촬영된 블라텐 마을(위)과 대규모 산사태로 인해 파괴된 마을의 모습(아래). 빙하의 붕괴로 인해 눈과 토사 등이 쓸려 내려가면서 마을을 완전히 파괴했다. EPA=연합뉴스
해수면 상승 외에도 빙하 손실은 하류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미칠 수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빙하의 붕괴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스위스 발레주의블라텐 마을에 대규모 산사태가 덮쳐 마을의 90%가 매몰되고 1명이 실종됐다. 알프스산맥 빙하의 일부가 붕괴하면서 빙하에서 떨어진 얼음 조각과 토사 등이 쏟아져 내려와 마을을 덮친 것이다. 스위스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빙하를 보유하고 있는데, 2023년에만 전체 빙하 면적의 4%가 사라졌다.

빙하가 고갈되면 하류에 사는 사람들의 물과 식량 공급도 위협받게 된다. 높은 산악 지역에 있는 빙하는 세계의 급수탑 역할을 한다. 빙하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활용된다. 유네스코는 “지금처럼 빙하가 예측불가능한 속도로 녹아내리면 20억 명이 물과 식량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466 교육부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 교육정책자문위원 해촉” 랭크뉴스 2025.06.02
51465 "여보, 6월부턴 집값 더 뛴대!"…'생애 최초 영끌족' 큰 폭 증가 랭크뉴스 2025.06.02
51464 5호선 방화범 '이혼 소송 공론화하려 범행했느냐' 질문에 "네" 시인 랭크뉴스 2025.06.02
51463 ‘가짜 백수오’ 10년 만에 결론···“소비자원 발표 잘못, 주가 하락 배상책임은 없어” 랭크뉴스 2025.06.02
51462 [Why] 트럼프가 하버드 공격하는 진짜 이유 랭크뉴스 2025.06.02
51461 김문수, 제주 4·3공원 참배···“남로당 폭동” 발언 사과 요구엔 침묵 랭크뉴스 2025.06.02
51460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빽보이피자 점주의 쪽지 사과 '화제' 랭크뉴스 2025.06.02
51459 [대선 D-1] 당선인, 언제 대통령 신분 전환될까…군 통수권 이양은? 랭크뉴스 2025.06.02
51458 유세 현장서 민주당 의원 팔을 ‘퍽’…1주일 전엔 차량 돌진도 랭크뉴스 2025.06.02
51457 이재명 "아내와 가족에 미안하다... 검찰, 조국 도륙낸 것처럼 아들 수사" 랭크뉴스 2025.06.02
51456 김어준 "유시민, 김문수·설난영 논평 자격 있다…그들의 변절 따져야" 랭크뉴스 2025.06.02
51455 [단독] 신원식·윤재순만 남고…대선 날 모두 떠나는 용산, 왜 랭크뉴스 2025.06.02
51454 "21대 대통령은 바로"…尹 새벽 2시·文 오후 10시 '당선 유력' 떴었는데 랭크뉴스 2025.06.02
51453 머스크, 마약 취해 트럼프 지지 유세?… "몇 년 전 케타민 썼을 뿐" 부인 랭크뉴스 2025.06.02
51452 선관위원장 “투표로 화합하는 대한민국…소중한 한 표 행사해달라” 랭크뉴스 2025.06.02
51451 경향신문 ‘김문수, 김정숙 여사 외모 평가’ 검증보도에 국힘이 낸 이의신청 기각 랭크뉴스 2025.06.02
51450 ‘지하철 5호선 방화범’ 구속심사 출석…“이혼소송 알리려 범행” 랭크뉴스 2025.06.02
51449 대선 전날도 ‘윤석열’ 내홍... "탄핵 반대 당론 무효" vs "우리 당의 뿌리" 랭크뉴스 2025.06.02
51448 22일 짧은 대선 레이스... 정책·공약은 뒷전, 저질 네거티브만 남았다 랭크뉴스 2025.06.02
51447 [르포] “제2의 송도라더니”… 일산 풍동 ‘더샵 브랜드 타운’ 입주 코 앞인데 흙먼지만 랭크뉴스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