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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대 남성은 보수정당 지지, 여성은 반대
로이터 “이민 거의 없는 한국, 여성에 책임 돌려"
軍복무·일자리 불만 등···청년남성 분노 전세계적
랑스·독일·영국 등서도 성별 따른 투표 패턴 뚜렷
[서울경제]

"한국의 20대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정치 세계에 살고 있다."

오는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Z세대(1990년대 중후반 출생)의 성별 격차가 민주주의를 재편하고 있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의 젊은 유권자층, 특히 20대의 젠더별 정치 성향이 극단적으로 갈리며 민주주의의 지속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챗GPT 생성 이미지.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20대 남성 유권자들은 보수 성향의 정당과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반면, 여성 유권자들은 정반대의 선택을 하고 있다. 젊은 여성 유권자들이 보수 여당에 대한 강한 반감을 바탕으로 진보 성향을 강화하는 반면, 젊은 남성 유권자들은 불공정에 대한 분노와 보수 정당의 성평등 정책 폐지 공약에 호응하며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인용해 18~29세 남성의 약 30%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의 지지율은 3%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며 젊은 남성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20대 남성 이정민 씨는 “여성은 군대를 가지 않지만 우리는 사회생활을 18개월 멈춰야 한다”며 “청춘을 빼앗긴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전체적으로는 절반이 넘는 남성들이 보수 정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여성 유권자 중 절반 가까이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젊은 남성들이 병역의무, 취업난, 내 집 마련의 어려움 등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그 원인을 ‘페미니즘’과 ‘여성의 특혜’로 돌리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챗GPT 생성 이미지.


‘성평등 정책’이 도리어 역차별이라는 인식, ‘군 복무’에 대한 불만, ‘취업 시장에서의 여성 우대’에 대한 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남성과 여성의 정치적 선택이 갈수록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이수현 정치경제학 교수는 “한국 남성들은 좋은 일자리, 결혼, 주택 구매, 자녀 양육 등 삶의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민이 거의 없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경쟁자로 지목되며 ‘편한 상대’로 지목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로이터는 프랑스, 독일, 미국 등에서도 Z세대 남성들이 극우 정당에 표를 던지고, 여성들은 진보적 가치에 더 끌리는 경향이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럽에서 치러진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프랑스에서는 18~34세 남성 유권자들이 극우 마린 르펜의 정당을 여성보다 훨씬 많이 지지했고 독일에선 18~24세 남성의 27%가 극우 정당인 AfD에 투표했다. 독일에서 같은 연령대 여성의 35%는 극좌 정당인 링크당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미국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18~29세 남성의 절반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반면, 여성 유권자 61%는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했다. 캐나다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른 반사 효과로 여성 유권자들이 자유당에 몰리며 선거 승패를 갈랐다.

이처럼 확산되는 성별 정치 양극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사회경제 문제, 특히 주거 비용과 고용 불안정, 청년 남성의 정신건강 문제까지 해결하지 않으면 젠더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를 단순한 세대 갈등이 아닌 ‘젠더 기반의 정치 균열’로 진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저출생, 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 구조적 과제를 앞둔 상황에서 세대 내부의 젠더 분열이 커질 경우, 사회적 합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젠더 이슈가 한국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 교수는 “미래 세대가 성별을 기준으로 갈라지고, 상호 신뢰나 협력이 사라진다면 조세 개편이나 복지 개혁 같은 구조적 논의는 불가능해진다”고 경고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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