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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원죄’ 벗으려면 후보 내지 말았어야
저돌 이미지 김문수, 당 쇄신했다면 반전
이재명, 절대권력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

편집자주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선보이는 칼럼 '메아리'는 <한국일보> 논설위원과 편집국 데스크들의 울림 큰 생각을 담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투표하고 있다. 뉴스1


#1 사흘 뒤 치러질 ‘6·3 대선’ 막판, 온갖 네거티브 공방이 극에 달한 지경이다. 전체 선거판을 지금 와서 조망하면
국민의힘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했다고 본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정치적 보궐선거다. 딱 6개월 전 비상계엄에서 비롯됐다. 그 당이 다시 표를 달라는 건 염치없는 일이다.
예외가 있다면 철저한 단절과 변화 의지가 분명한 경우일 것이다.
그래야 유권자를 설득할 자격을 얻게 된다.

단, 정치공학적으로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후보를 내지 않고 이른바 ‘반이재명연대 연합체’가 만든 후보 측에 참여하는 형태를 갖추는 것이다.
당 밖에서 출현한 제3후보를 지원하는 형식이라면 ‘내란 잔당(殘黨)’이란 비판을 탈색하고, 보수 재출발의 선의를 국민에게 그나마 어필할 수 있다.


그런데 비슷하게 꾸미려 꼼수를 벌이다 실패했다. 퇴출 대상인 친윤석열계가 연출하고 주연배우로 한덕수 전 총리를 택한 뒤 스스로 무너지는 과정을 모두가 지켜봤다.
‘반성’과 ‘쇄신’이 끼어들 틈이 없었으니 중도 민심을 녹일 고육책으로서 가능성이 희미했다.
후보는 결국 김문수가 됐다. 이때도 기회가 없던 건 아니다. 특유의 저돌적 이미지를 기반으로 대중이 열광할 뜻밖의 행보를 보였다면, 대선판이 흔들리고 민주당은 당황했을 것이다.
반기득권 계층을 위한 과감한 사회개혁을 들고나오는 경우다.


하지만 김 후보는 공식선거 운동 기간 어떤 반전도 없었다. 그가 누구인가. 백범 김구 선생 국적이 중국이었다고 강변하는 뉴라이트 역사관을 신봉하고, 전광훈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만들었으며,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막아낸 비상계엄에 대해 국회에서 ‘사과 거부’로 일말의 성찰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말할 것도 없고, ‘한남동 관저’와 ‘헌재 공격’을 상징하는 윤상현 의원 같은 면면으로 선대위를 꾸렸으니 대선을 포기했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보수가 결집하고 있음에도 중도보수가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건 앞서 얘기한 장면들이 원인일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바라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뭔가. 어느 쪽이든 응징하고 심판하는 성격이 분명하다.
국가 정상화와 민주헌정질서 회복의 당위성에 여론이 공감한다고 본다. 반대로
보수층에선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입법부에 이어 대통령권력까지 장악하면 ‘총통 시대’가 올 것이란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대법원의 정치개입’ 논란 이면에, 민주당의 ‘사법부 겁박’ 행태가 배경
이다.

실제 ‘이재명 독주’에 대한 정서적 우려는 중도층 전반에 퍼져 있다. 이는
우리 정치사에 없던 더불어민주당의 성격과 무관치 않다.
정당패러다임을 바꿨다. 박근혜 탄핵 이후 대중의 직접적 정치참여 욕구가 급팽창
했고, 민주당은 당원 참여 확대로 ‘정치효능감’을 만끽하도록 제공했다. 진영 내 원로들의 조언조차 통하지 않는다. 과거의 정당문법으로 설명할 수 없다.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내릴 수도 없다. 이 강한 에너지가 지지층이 기대하는
‘내란종식’ 동력으로 무한 작용할지, 보수층이 걱정하는 ‘총통제’ 국가로 이어질지
아직 알 수 없다.

#3 대선 본투표는 3일 남았다
. 전례를 볼 때 큰 줄기와 판세는 한 달 전에 정해지고, 막판 1주일 전후 최후 변수가 작동한다. 한 달 전 무슨 일이 있었을까.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당내경선에서 선출되고, 일주일 뒤 ‘쌍권’ 지도부가 후보 교체를 시도하다 당원들의 집단지성으로 좌초됐다. 사전투표 이틀 전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막말 파문이 터지고 이후 이재명 후보 아들 문제, 사전투표 관리 부실이 이어지고 있다.
유권자는 이 모든 걸 고려해 투표할 것이다.
국민의 선택이 사흘 후 판가름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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