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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30일 오전 인천광역시 일신동 제2사전투표소에서 군장병들이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김정훈 기자

6·3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율이 34.74%로 마감됐다. 3년 전 3·9 대선 사전투표율 36.93%보다 2.19%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사전투표에 국내 총선거인 4436만3148명 중 1462만5746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일 차인 전날 투표율은 19.5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일 차인 이날은 15.17%로 20대 대선(19.36%)은 물론 지난해 총선(15.67%)보다도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양당은 지지층 결집을 서로 자신했다. 천준호 민주당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내란 심판, 위기극복 선거”라며 “그 본질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은 “괴물 독재를 막겠다는 국민의 강하고 단호한 의지가 기적의 대역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그동안 사전투표율은 줄곧 꾸준히 상승 추세였다.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11.49%(2014년)→20.14%(2018년)→20.62%(2022년)를 기록했고,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율 역시 12.19%(2016년)→26.69%(2020년)→31.28%(2024년)로 높아졌다. 사전투표율이 이번처럼 직전 실시된 동일 선거에 비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 감소 원인으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① 평일 투표의 한계

우선 눈에 띄는 건 요일에 따른 변화다. 이번엔 평일인 목요일·금요일에 사전투표가 실시됐다. 20대 대선 사전투표일(2022년 3월 4~5일)은 금요일·토요일이었다. 당연히 평일인 1일 차(17.57%)보다 휴일인 2일 차(19.36%)에 투표율 높았다. 이번처럼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이 치러진 19대 대선 사전투표일(2017년 5월 4~5일) 역시 목요일·금요일이었지만, 둘째 날이 어린이날이라 휴일이었다. 이때도 1일 차(11.70%)보다 2일 차(14.36%)에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을 찾았다.

여론조사업체 메타보이스의 김봉신 부대표는 “사전투표일 이틀 모두 평일일 경우 당연히 투표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3년 전 대선 때는 확진자를 위한 투표 시간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 중이었어서 투표 분산 효과가 지금보다 컸다”고 말했다.



② 네거티브 효과

선거 막판 거칠어지는 네거티브 공방도 투표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27일 TV 토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을 겨냥해 꺼낸 이른바 ‘젓가락 발언’을 둘러싸고, 각 후보가 직접 날이 선 언어를 주고받는 게 유권자들의 ‘투표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부터),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스1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학)는 “사전투표율은 미국에서도 30~40%에 불과할 정도로 높아지는 데엔 한계가 뚜렷하다”면서도 “이번 대선의 경우엔 양당의 네거티브 싸움도 투표율 저하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③ 선거 구도에 따른 이완

공표 금지 기간 직전 나온 여론조사상 지지율 격차가 투표율을 낮췄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선 2주 전 실시된 한국갤럽 전화면접 여론조사(지난 20~22일)에선 ‘이재명 45%, 김문수 36%’로 1·2위 후보가 9%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는 3년 전 대선 2주 전 같은 기관 조사(2022년 2월 22~24일)에서 ‘이재명 38%, 윤석열 3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던 것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이런 선거 구도가 진보·보수 유권자 각각의 투표율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17대 대선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빠져나간 것처럼, 이번엔 보수층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봉신 부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은 ‘어차피 이길 선거인데 내가 꼭 투표해야 하느냐’는 안도감으로 투표장에 안 나오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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