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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P-3CK 추락 당시 CCTV 공개
이륙 후 우회전하던 중 추진력 잃어
정조종사, 1700시간 비행한 베테랑
음성기록장치 분석 결과가 단서 될 듯
해군은 지난 29일 경북 포항에서 추락한 해상초계기(P-3CK)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30일 공개했다. 해군 제공


기상 상황은 양호했고, 비행을 방해하는 새떼도 보이지 않았다. 조종사는 관제탑과 사고 1분 전까지 특이사항 없이 정상 교신했다. 그럼에도 하늘을 돌던 비행기는 갑작스레 추진력을 잃은 채 야산을 향해 고꾸라졌다. 4명의 희생자를 낸 포항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 등 인재(人災)로 좁혀지는 대목이다.

해군은 30일 전날 경북 포항시 포항경주공항 인근서 벌어진 해상초계기(P-3CK) 추락 사고 장면이 담긴 해군 포항기지 내 폐쇄회로(CC)TV를 유족의 동의를 얻어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사고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한 뒤부터 추락하기 직전까지의 모습이 담겼는데, 영상 속 사고기는 활주로에서 정상적으로 이륙해 천천히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던 중 10여 초 만에 갑작스럽게 추락했다.

사고 당일 해군은 총 3차례 이착륙을 반복하는 '터치 앤드 고'(touch and go) 훈련을 진행했는데, 오후 1시 43분 이륙해 1차 훈련을 마치고 2차 훈련을 위해 이륙한 뒤 오른쪽으로 선회하던 비행기는 오후 1시 49분 기지 인근 야산으로 떨어진 것이다. 해군은 이날 조류 충돌 가능성과 기상 급변 및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 등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날 공개된 CCTV엔 기체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지난해 말 전남 무안공항에서 벌어진 여객기 추락 때 같은 새떼 출현 모습은 없었다.

조종사 실수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정조종사인 고(故) 박진우 소령은 총 1,700시간 비행한 베테랑이고, 부조종사 고 이태훈 대위도 약 900시간 비행 경력을 갖추는 등 초계기 운항에도 부족함은 없었다.

사고 기체는 약 60년 전인 1966년 최초로 미 해군에 납품된 뒤, 우리나라가 2007년 중고 매입해 한국항공우주(KAI)의 개조를 통해 2010년부터 전력화했다. 창정비 주기인 4년 반이 올해 말 도래해 곧 창정비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군 관계자는 밝혔다.

관제탑은 사고 직전인 오후 1시 48분까지 사고기와 교신했다. 사고기는 교신 1분 후인 49분에 추락했는데, 당시 마지막 교신에서도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해군은 이날 사고 원인 규명에 단서가 될 수 있는 음성녹음저장장치도 전날 회수했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음성녹음저장장치에는 조종사들 간 기내에서 대화한 내용이 저장되게 돼 있다"며 "교신 이후 추락까지 시간이 매우 짧아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있을지는 분석해 봐야 안다"고 말했다.

사고기에는 일반 민항기에 탑재돼 있는 블랙박스는 없었다. 해군에 따르면 현재 P-3CK 8대 중 2대는 블랙박스 장착 사업을 진행했고 나머지 6대는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장착할 계획이었다.

한편 해군은 사고 당일 탑승했던 승무원 4명에 대해 해군본부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에서 순직을 결정했고, 직후 1계급 추서 진급했다. 이에 따라 고(故) 박진우 소령은 중령, 부조종사 고 이태훈 대위는 소령, 전술사인 고 윤동규, 고 강신원 중사는 상사로 진급했다. 장례식은 해군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며 영결식은 다음 달 1일 해군항공사령부에서, 봉안식은 대전현충원에서 진행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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