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한 표를 행사한 것 같아 기분이 색다르네요."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이튿날인 30일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의 투표 인증샷 게시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중심으로 연예인·캐릭터 등을 활용한 '맞춤형 투표 인증 용지'가 유행하면서 이색적인 투표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사전투표장을 찾은 회사원 A(27)씨는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사전투표 하러 왔다. 인증 용지에 도장을 찍는 게 유행이라고 하길래 회사에서 출력을 해 왔다”며 “평소 야구 경기를 보는 게 취미라 야구 디자인으로 골랐는데, 내가 한 표를 행사했다는 것을 즐거운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첫 투표를 한다는 B(21)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그려진 투표 인증 용지로 인증샷을 촬영했다. B씨는 "성인이 되기 전에는 투표권도 없었고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지난해 탄핵 정국을 겪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늘 간접적으로만 느끼던 사회의 문제를 직접 마주하게 되니 현명한 투표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 유명 아이돌 포토카드를 활용한 인증 사진을 비롯해 ‘최고심’, ‘안경만두’, ‘가나디’ 등 각종 캐릭터가 그려진 인증 사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다.
직접 제작한 인증 용지를 다른 이들이 쓸 수 있도록 공유하는 문화도 활발해졌다.
일부 캐릭터 작가들은 SNS에 캐릭터의 볼이나 손에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구성된 이미지를 무료로 배포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아이돌 그룹 소속사 측은 팬들을 위한 인증 용지를 만들기도 했다.
지역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은 자체 캐릭터가 등장하는 투표 인증 용지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이응(ㅇ)이 빠진 간단한 메시지를 사용해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 당시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비닐장갑 착용 의무화로 손등에 인증 도장을 찍기 어려워지자 새롭게 등장한 투표 인증 문화로 보인다.
투표 인증샷은 특히 젊은 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화가 젊은 세대뿐 아니라 전반적인 투표율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진우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SNS를 통한 투표 참여 인증은 집단 동조 현상을 촉진하여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투표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며 "이는 과거의 오프라인 중심의 투표 독려 캠페인과 달리, 젊은 층의 자발적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낼 뿐 아니라 다른 세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높은 투표 참여율과 공유 활동이 부모 세대나 다른 연령층에게도 참여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부여해 세대 간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결국 정치적 참여를 촉진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MZ세대에서 하나의 놀이처럼 시작된 투표 인증샷이 향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투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투표 인증 사진을 남길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게시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으며, 기표소 내에서는 촬영이 금지된다. 기표 여부와 상관없이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투표하는 자기 모습을 '셀카'로 찍는 것도 모두 불법행위로 간주한다. 이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기표는 반드시 제공된 기표용구로만 해야 하며, 개인 도장을 활용하면 안된다. 또한 수기로 표시할 경우도 무효표 처리된다.
인기 캐릭터와 아이돌 포토카드를 활용한 투표 인증샷. 강지원 기자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한 표를 행사한 것 같아 기분이 색다르네요."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이튿날인 30일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의 투표 인증샷 게시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중심으로 연예인·캐릭터 등을 활용한 '맞춤형 투표 인증 용지'가 유행하면서 이색적인 투표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사전투표장을 찾은 회사원 A(27)씨는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사전투표 하러 왔다. 인증 용지에 도장을 찍는 게 유행이라고 하길래 회사에서 출력을 해 왔다”며 “평소 야구 경기를 보는 게 취미라 야구 디자인으로 골랐는데, 내가 한 표를 행사했다는 것을 즐거운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첫 투표를 한다는 B(21)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그려진 투표 인증 용지로 인증샷을 촬영했다. B씨는 "성인이 되기 전에는 투표권도 없었고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지난해 탄핵 정국을 겪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늘 간접적으로만 느끼던 사회의 문제를 직접 마주하게 되니 현명한 투표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 유명 아이돌 포토카드를 활용한 인증 사진을 비롯해 ‘최고심’, ‘안경만두’, ‘가나디’ 등 각종 캐릭터가 그려진 인증 사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다.
인기 캐릭터 최고심(왼쪽)과 그룹 에이티즈 소속사에서 제공하는 투표 인증 용지. SNS 갈무리
직접 제작한 인증 용지를 다른 이들이 쓸 수 있도록 공유하는 문화도 활발해졌다.
일부 캐릭터 작가들은 SNS에 캐릭터의 볼이나 손에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구성된 이미지를 무료로 배포해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아이돌 그룹 소속사 측은 팬들을 위한 인증 용지를 만들기도 했다.
지역 기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은 자체 캐릭터가 등장하는 투표 인증 용지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했다. 이응(ㅇ)이 빠진 간단한 메시지를 사용해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 당시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비닐장갑 착용 의무화로 손등에 인증 도장을 찍기 어려워지자 새롭게 등장한 투표 인증 문화로 보인다.
그룹 NCT 마크의 캐리커처 투표 인증 용지. 독자 제공
투표 인증샷은 특히 젊은 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화가 젊은 세대뿐 아니라 전반적인 투표율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진우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SNS를 통한 투표 참여 인증은 집단 동조 현상을 촉진하여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투표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며 "이는 과거의 오프라인 중심의 투표 독려 캠페인과 달리, 젊은 층의 자발적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낼 뿐 아니라 다른 세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높은 투표 참여율과 공유 활동이 부모 세대나 다른 연령층에게도 참여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부여해 세대 간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러한 상호작용은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결국 정치적 참여를 촉진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MZ세대에서 하나의 놀이처럼 시작된 투표 인증샷이 향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투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민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사전투표소 앞에서 투표 인증샷을 촬영하고 있다. 임혜린 기자
다만 투표 인증 사진을 남길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게시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으며, 기표소 내에서는 촬영이 금지된다. 기표 여부와 상관없이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투표하는 자기 모습을 '셀카'로 찍는 것도 모두 불법행위로 간주한다. 이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기표는 반드시 제공된 기표용구로만 해야 하며, 개인 도장을 활용하면 안된다. 또한 수기로 표시할 경우도 무효표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