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29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불러 금리 인하를 종용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이날 백악관에서 만나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 등을 포함한 경제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예상은 언급하지 않았으며, 정책 방향은 경제 지표와 그에 따른 경기 전망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법에 따라 최대한의 고용과 안정적인 물가를 지원하기 위해 통화 정책을 설정할 것이며, 신중하고 객관적이고, 정치적 고려 없는 분석만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준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와 관계없이 객관적 데이터와 독립적 판단에 기반해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기준 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은 실수’라며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미국을 불리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지난 몇 달간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문제를 두고 대립해왔다. 이달 초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어떤 대통령에게도 면담을 요청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며 “그건 연준 의장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여러 차례 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연준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3회 연속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4.25∼4.50%)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 ‘중대 실패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등으로 칭하며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과 만난 것은 집권 2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집권 1기 2019년 11월이 마지막 대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