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긴급 묵음처리’ 이어 ‘삐’ 소리·삭제 편집
전문가 “방송사 조처 다행…유튜브도 확산방지 책임”
전문가 “방송사 조처 다행…유튜브도 확산방지 책임”
지난 27일 지상파 방송3사 등을 통해 생중계된 3차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회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문화방송(MBC)이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젠더 폭력 발언’을 다시보기 영상에서 묵음 처리한 데 이어 한국방송(KBS)과 에스비에스(SBS) 등 다른 지상파 방송사도 비슷한 조처를 취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단계적 검증”이라고 해명했지만, 공론장 구실을 하는 미디어 영역에서는 이미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모양새다.
29일 오후 한국방송 유튜브 채널을 살피면, 한국방송은 토론회에서 나온 이 후보자의 발언 중 가장 문제가 된 2초 분량의 발언을 전체 다시보기 영상에서 ‘삐’ 소리(묵음)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은 이날 오후 자사 누리집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도 같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비에스도 이 후보 발언에 대한 조처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토론회 당일 유튜브에 올린 개별 클립 영상에선 이미 논란이 된 표현을 묵음 처리했고, 전체 다시보기 영상에서는 오늘(29일) 그 부분을 삭제 편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문화방송은 토론회 뒷날인 28일 밤 내부 회의를 거쳐 이준석 후보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나온 문제의 질의응답 전체(70초 분량)를 다시보기 영상에서 묵음으로 처리했다.
방송사들의 이런 조처와 관련해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각 방송사가 이제라도 책임 있는 조처에 나선 것은 다행”이라며 “더 큰 문제는 방송사의 다시보기만이 아니라 이미 유튜브를 통해 문제의 발언이 다양한 콘텐츠로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튜브 서비스를 맡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에도 혐오 표현 금지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만큼, 해당 표현에 대한 차단이나 가림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