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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ㅌㅂ] ‘주서방’ 주세종씨
매일 25억명 넘는 사람이 찾는 유튜브엔 매일 수많은 채널이 만들어집니다.
많은 한국인은 오늘도 유튜브에 접속해 정보를 얻고 음악을 듣고 뉴스를 보고 위안을 받습니다. '유튜버'와 '인터뷰'의 첫 자음을 딴 'ㅇㅌㅂ'은 이렇듯 많은 이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유튜브 채널 '주서방'을 운영하는 주세종씨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밝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새해를 맞아 장인에게 세배하는 사위의 모습인데 어딘가 독특하다. 영상 속 남자는 난데없이 물구나무를 서서 세배를 한다. 장모님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남자의 아내마저 ‘빵’하고 웃음을 터뜨리는데 장인만 담담한 표정이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 ‘주서방’(구독자 12만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서방’을 운영하는 주세종(40)씨의 장인 사랑은 남다르다. 사위와 장인은 가깝지만 먼 ‘백년손님’과도 같은 관계. 하지만 주씨는 장인 앞에서 여느 사위는 보여줄 수 없는 살가움과 장난기를 발산한다.

‘주서방’ 채널에는 장인과 커플체조하기, 장인에게 “소고기 사 달라”며 애교 부리기, 장인 무릎에 앉기 등 남다른 일상을 담은 영상이 주를 이룬다. 춤을 추며 장인의 관심을 유도할 때도 있다. 주씨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장인 옆에서 ‘마라탕후루’ 댄스를 추고, 윷놀이에서 이기자 ‘기쁨의 댄스’를 선보인다.

주씨가 '물구나무 세배'를 하는 영상 속 한 장면. 유튜브 채널 '주서방' 캡처

하지만 사위가 뭘 하든 장인은 시종일관 시큰둥하다. 화를 내거나 언짢아하지도 않는다. 사위는 춤을 추며 재롱을 부리고, 장인은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모습이 대비되면서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준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주씨 부부를 만났다. 이들은 9년차 부부로, 주씨와 장인이 가족의 연을 맺은 지도 곧 10년이 된다. 주씨는 “대한민국 사위들이 더 장인어른과 친해지고 편하게 지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트콤 가족’을 꿈꾸다

주씨가 장인과 함께 찍은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건 2023년 12월부터다. 그는 아내의 SNS에 장인 앞에서 춤을 추는 짧은 영상을 올렸는데 이 콘텐츠가 입소문을 탔다.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하게 됐고, 1년도 되지 않아 10만명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1분 이내의 숏폼을 만든 점도 채널 홍보에 도움이 됐다.

처음부터 유튜브 활동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첫 영상은 가족들과 함께한 일상을 찍은 것이었다. 주씨는 “아내가 장인어른 앞에서 춤을 춰도 아무 반응이 없길래 ‘내가 저렇게 하면 무슨 반응을 보이실까’하는 궁금증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한 번은 가족여행을 갔을 때 아내에게 ‘내가 춤을 추면 장인어른이 어떤 반응을 보이시는지 찍어보라’고 했어요. 막상 춤을 추니까 저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졌는데 장인어른은 아무 미동도 없이 TV만 평온하게 보시더라고요.”

주씨는 이 모습이 재밌어서 본격적으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위의 살가운 장난과 애교에도 무덤덤한 장인의 모습이 흥미로웠는지 구독자가 늘기 시작했다. 때론 부자(父子)처럼 보이기도 해 신기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주씨가 의도한 바이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소개란에도 ‘1초라도 웃고 가세요’라는 문구가 있다.

“제가 원래 남을 웃게 하는 걸 좋아해요. 그럴 때 뿌듯함을 느끼거든요. 해외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선 사람들이 여유 있어 보이고 항상 미소를 짓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국에선 길거리에 다니는 분들을 보면 무표정이 많았죠.”

그의 바람처럼 영상을 본 이들은 “유쾌하다” “기분이 좋아진다” “시트콤 같다”며 즐거워했다. “사위가 아니라 아들 같다”거나 “무척 화목해 보인다”며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실제로 주씨는 시트콤 속 가족 같은 관계를 꿈꾼다고 했다.

물론 처음부터 장인이 편했던 것은 아니다. 결혼 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선 너무 긴장해 떨기도 했다.

주씨는 “장인어른은 ‘상남자’에 무뚝뚝하고, 나는 여리여리해보이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았다. 그런데 (지내다 보니) 이상하게 어울리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장인이 점차 편해진 건 처가의 존중, 배려 덕분이었다.

“장모님, 장인어른은 참견이나 잔소리, 간섭하신 적이 없어요. 항상 믿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편이에요. 결혼 전에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도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어요. 이름 조차도요. 저라는 사람 자체를 봐주시고 보이는 대로 판단해주신 것 같아요.”

“가족, 내 삶의 원동력”

주세종씨가 차를 마시는 장인 옆에서 춤을 추는 모습. 유튜브 채널 ‘주서방’ 캡처

평소에도 주씨는 처가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하루라도 장모님이나 장인어른을 뵙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끼곤 한다. ‘사위가 어떻게 처가 어른들을 저렇게 편하게 느낄 수가 있을까’라며 아내마저 신기하게 여기고 있다. 장인은 평소에도 영상 속 모습처럼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은 편이지만 ‘행동’으로 애정을 드러내는 편이라고 주씨 부부는 입을 모았다.

주씨는 “(장인어른과) 내적 친밀감이 항상 있었다. 자식과 사위를 사랑하는 마음이 다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장인어른은 외식 메뉴를 정할 때도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위를 항상 배려하고, 먹을 것이 있으면 사위를 먼저 챙긴다”고 자랑했다.

가족여행을 갔을 때도 장인어른 내외는 불만을 표한 적이 없었다. 여행 끝엔 항상 “정말 즐거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인의 깊은 속내를 알기에 주씨는 마음껏 그 앞에서 장난기를 발산할 수 있었다. 주말농장에서 장인이 밭일을 하면 그는 옆에서 깨를 털며 춤을 췄다. 오븐 장갑을 하이힐처럼 신고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스’에 맞춰 춤추며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 이 영상은 조회 수가 3000만회 가까이 나오기도 했다. 주씨는 “우리 아버지 앞에서보다 더 많은 장난기를 장인어른께 보여드리고 있다”며 웃었다.

주씨의 춤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구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요소 중 하나다. 그가 이 같은 댄스 실력을 갖추게 된 데엔 과거 아이돌 가수와 배우 활동을 했던 게 밑거름이 됐다.

“열여덟 살 때 기획사에 들어갔어요. 젊었을 땐 가수로 살았었죠. 무명 생활이 길었지만 활동은 활발히 했어요. 정말 열심히 했고 꿈을 이뤄서 만족스러웠죠. 연예계에서 치열하게 살며 매 순간 노력했던 ‘습관’이 몸에 밴 것 같기도 해요.”

그는 아이돌로, 배우로 살던 지난날과 또 다른 행복을 요즘 느끼고 있다. 삶의 새로운 원동력이 된 것은 ‘화목한 가정’이다.

“예전에는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고 해야 할까요? 치열하게 살아서 주변을 바라보지 못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행복을 ‘지금 느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 제 삶의 1순위는 가족이에요. 저희끼리 있으면 웃는 일도 많고 행복해요. 다른 사람들도 가족 덕분에 행복을 느끼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주씨는 “요새 TV를 보면 이혼이나 자녀 문제 등을 다룬 프로그램이 많지만 나는 결혼과 육아를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라며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처럼 집안에서 자존감이 높아지면 밖에서도 자존감을 느끼고 살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혼 생활이나 아이를 키우는 것은 다 힘든 일이지만 행복한 부분이 그걸 다 덮을 수 있을 만큼 크다”면서 “사람들이 이런 기운을 받아서 결혼·출산에 좀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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