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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주공항 인근서 훈련 중 사고
소령 등 장교 2명·부사관 2명 탑승
목격자 "휘청하다 수직으로 떨어져"
2005년 미국서 도입한 중고 초계기
KAI 개조 거쳐 2010년 해군에 보급
총 8대 운용...자력 탈출 기능 없어
29일 오후 1시 49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공터에 해군 초계기가 추락한 가운데 소방관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경북 포항에서 4명이 탑승한 해군 해상초계기(P-3CK)가 포항경주공항 인근 농가 공터에 떨어져 전원이 숨졌다. 사고 초계기는 자력으로 탈출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조종사가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해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9분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포항경주공항 인근 농가 공터에서 훈련 중이던 해군 P-3CK초계기가 떨어졌다. 이 초계기의 이륙시간은 오후 1시 43분으로, 포항경주공항을 이륙한 지 6분 만에 추락했다. 추락 지점은 포항경주공항 활주로와 직선거리로 약 1.8㎞ 떨어져 있다.

탑승자는 장교 2명(소령·대위)과 부사관 2명으로, 사고 후 모두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화재 진화 작업은 3시간 넘게 걸렸다. 조영상(준장) 해군사고대책본부 반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수습된 시신은 포항병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해군 참모차장 주관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직전 초계기를 목격한 한 주민은 “착륙할 것처럼 한두 바퀴 돌더니 순식간에 고도를 낮추면서 휘청거리다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더라”며 “굉음이 울리더니 검은 연기가 치솟아 '추락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P-3CK초계기는 미국산 대잠초계기 P-3를 개량한 기종으로, 미국에서 1960년대 초부터 초기형인 P-3A가 생산됐고 국내에는 1995년부터 성능 개량형인 P-3C가 도입됐다. 길이 35m에 폭 30m, 높이 11m로, 터보프롭 엔진 4기를 장착했다. 터보프롭은 항공기의 프로펠러를 돌려 추력을 얻는 가스 터빈 엔진의 한 종류다.

P-3C 초계기는 어뢰, 폭뢰, 폭탄, 미사일 등을 탑재해 잠수함과 해상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2017년 3월 한미 연합 해상훈련 중 출현한 러시아 해군 잠수함을 70시간 이상 추적해 결국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면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1995년 당시 P-3C형 8대가 먼저 들어왔고, 2010년 미군이 예비용으로 보유했던 P-3B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새로 만들다시피 개조해 P-3CK라는 이름으로 해군에 8대를 보급했다.

해군은 이날 사고가 난 초계기를 포함해 총 8대의 P-3CK를 포항과 제주에서 운용해왔다. 해당 기종은 전투기처럼 비상시 버튼을 누르면 좌석이 로켓처럼 튀어오르는 자력 탈출 기능(이젝션 시트·Ejection Sheet)이 없다. 이 때문에 사고 초계기에 탑승자 4명은 비행 중 빠져나오지 못해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군은 사고 발생 후 즉시 해상초계기 비행 중단을 조치했다.

추락지점에서 직선거리로 약 260m 떨어진 곳에는 680여 가구 규모 아파트단지가 있어 하마터면 대형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일부 주민은 "(초계기가) 민가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 방향을 틀려 한 것 아닌가"라고 추측했으나 해군 관계자는 "확인된 내용이 없고,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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