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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인사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처음에는 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그다음엔 제가 과거에 겪었던 범죄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개발자 정연우(가명)씨는 지난 27일 지인들과 함께 문화방송(MBC)을 통해 방영된 대선 티브이(TV) 토론회를 시청하다가 공황 발작을 겪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검증’한다는 이유로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한 발언을 한 장면을 보고서 과거에 자신이 겪었던 성폭력 경험이 떠올라서다.

연우씨는 2016~2017년 게임회사에서 일하던 시기 온라인에서 정체불명의 사람들로부터 ‘페미’(페미니스트의 준말)인지 아닌지 대답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여성 신체가 훼손된 사진들을 수개월 동안 받았다. 이 후보의 말이 재현한 성폭력은 이때 받은 사진 속 모습과 매우 비슷했다.

연우씨는 29일 게임업계 내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응하는 시민 연대자를 통해 한겨레에 전한 메시지에서 “대선 후보가 공적인 자리에서 그런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며칠이 지난 지금도, 이 후보가 던진 그 말은 토론회 안에서만 끝나지 않고, 언론과 에스엔에스(SNS)는 물론 회사, 길거리 등 일상 곳곳에서 이야기되고 있다”며 “현재 저는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한겨레에 “이 후보는 단순히 여성의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것을 넘어 ‘어떤 도구를 이용해 어떤 행위를 한다’며 성폭력 피해 장면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묘사했다”며 “이런 발언은 청중을 성폭력 피해 상황에 노출시킬 뿐 아니라, 유사한 피해 경험을 가진 이들이 다시 과거 기억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트라우마 재경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연우씨는 현재 “매우 불안하고 두렵다”고 했다. “단순히 (토론회에서 한 이 후보) 발언 때문만이 아니라, 이후 이 후보의 태도와 이를 옹호하는 지지자들의 조롱, 2차 가해성 반응들 때문”이라고 했다. 언론의 주목도가 높은 정치인이자 대선 주자로서, 이 후보가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도 않는 현재 상황이 더 절망적이란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는 게 두렵기도 하다”는 연우씨가 자신의 의견을 언론사에 전한 건, 비슷한 처지의 피해자들에게 말을 건네기 위해서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는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와 같이 방송 후 비슷한 고통을 겪는 피해자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시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의 언행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그로 인한 피해를 동반합니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반드시 사회적 책임을 지길 바랍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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