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올해 2월 이후 석 달만에 0.25%p 인하
경기 둔화 우려·환율 하향 안정화 고려한 듯
올해 0%대 성장 가능성에 경기부양 필요 커져
“가계부채 우려에 인하 속도조절 나설 수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인하하면서 지난 2월 이후 멈췄던 인하 흐름을 재개했다.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정국불안으로 인해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며 금융 불안 우려가 줄어든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인하했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올려놓은 뒤 1년 7개월간 금리를 묶어뒀었다. 그러다 작년 10~11월 연달아 금리를 내렸고, 올해는 동결(1월)·인하(2월)·동결(4월)을 번갈아 선택하면서 금리를 2.75%로 낮춘 바 있다.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는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 4월보다 57%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인하의 근거로 경기하방 압력이 심화된 점을 꼽는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2분기 -0.2%(전기 대비)를 기록한 후 0.1%대 성장률을 지속하다가 국내 정국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겹치면서 올해 1분기(-0.2%)에 다시 역성장한 바 있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은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간 인하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환율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한 지난 4월 9일 1487.6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미·중, 미·일 관세협상 진전 등으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자 원화도 이에 연동돼 환율이 하향 안정화됐다. 지난 26일에는 환율이 장중 1365.00원까지 내려가면서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추후 금리가 다시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제가 잠시 해제됐다가 확대 재지정되는 과정에 반등한 집값과 늘어난 가계부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13% 오르면서 16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 26일 기준 747조7033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말(743조848억원) 대비 4조6185억원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28일(현지 시각) 연준이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이중 위험이 커짐에 따라 향후 금리 조정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유지해야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이에 시장에서도 다음달 FOMC에서 금리가 연 4.25~4.50%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 경계가 재부각될 수 있다”면서 “8월 경제전망에서 추가 하향 조정이 없다면 금통위 내에서 정책 여력을 아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될 수 있다”고 했다.
경기 둔화 우려·환율 하향 안정화 고려한 듯
올해 0%대 성장 가능성에 경기부양 필요 커져
“가계부채 우려에 인하 속도조절 나설 수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인하하면서 지난 2월 이후 멈췄던 인하 흐름을 재개했다.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정국불안으로 인해 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며 금융 불안 우려가 줄어든 점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인하했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올려놓은 뒤 1년 7개월간 금리를 묶어뒀었다. 그러다 작년 10~11월 연달아 금리를 내렸고, 올해는 동결(1월)·인하(2월)·동결(4월)을 번갈아 선택하면서 금리를 2.75%로 낮춘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는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 4월보다 57%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인하의 근거로 경기하방 압력이 심화된 점을 꼽는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2분기 -0.2%(전기 대비)를 기록한 후 0.1%대 성장률을 지속하다가 국내 정국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겹치면서 올해 1분기(-0.2%)에 다시 역성장한 바 있다. 이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은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간 인하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환율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한 지난 4월 9일 1487.6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미·중, 미·일 관세협상 진전 등으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자 원화도 이에 연동돼 환율이 하향 안정화됐다. 지난 26일에는 환율이 장중 1365.00원까지 내려가면서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추후 금리가 다시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초 토지거래허가제가 잠시 해제됐다가 확대 재지정되는 과정에 반등한 집값과 늘어난 가계부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13% 오르면서 16주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 26일 기준 747조7033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말(743조848억원) 대비 4조6185억원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28일(현지 시각) 연준이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이중 위험이 커짐에 따라 향후 금리 조정에 있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유지해야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이에 시장에서도 다음달 FOMC에서 금리가 연 4.25~4.50%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 경계가 재부각될 수 있다”면서 “8월 경제전망에서 추가 하향 조정이 없다면 금통위 내에서 정책 여력을 아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