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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연구진 개발
AI가 반복 학습으로 스스로 기술 터득
휴머노이드의 동작 제어에도 활용 가능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THZ) 연구진이 배드민턴을 치는 로봇을 개발했다./ETHZ


사람과 자유롭게 배드민턴을 치는 로봇이 등장했다. 전신을 자유자재로 통제하고, 다양한 지각 기능을 통합적으로 수행해야 가능한 기술로 재난·응급 상황이나 스포츠 로봇 등에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마르코 후터(Marco Hutter)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Z)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29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사람과 자율적으로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4족 로봇인 ‘애니말(ANYmal)-D’를 배드민턴을 칠 수 있도록 개조했다. 스테레오 카메라를 장착해 날라오는 셔틀콕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고, 로봇팔을 상체에 달아 배드민턴 라켓을 휘두를 수 있도록 했다.

로봇은 사람과 배드민턴을 치면서 10번까지 랠리를 연속으로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사람이 다른 속도와 각도로 셔틀콕을 보내도 로봇이 코트 위를 이동하면서 셔틀콕을 받아냈다. 로봇은 시야에서 셔틀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뒷다리로 일어서는 동작까지 보였다. 로봇의 스윙 속도는 초속 12.06m 정도로 아마추어 선수 수준의 실력이었다.

로봇이 사람과 배드민턴을 칠 수 있었던 비결은 팔다리가 아니라 머리에 있었다. 연구진은 프로그램을 입력하고 로봇이 그대로 따라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알아서 배드민턴을 배우도록 했다. 연구를 이끈 마 윤타오(yuntao ma) 연구원은 “강화학습 기반 제어 전략을 통해 로봇이 셔틀콕의 궤적을 추적·예측하고, 코트 위를 이동하며 이를 정확하게 되돌려 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AI 강화학습은 강아지에게 특정 행동을 계속 가르치기보다 우연히 그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을 하거나 먹이 같은 보상을 주는 훈련 방식이다. TV 예능 프로에서 반려견의 행동을 교정할 때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로봇이 우연히 셔틀콕을 제대로 쳤을 때 보상을 줘 AI가 스스로 배드민턴을 터득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로봇 기술이 배드민턴이 아닌 다른 스포츠 분야로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로봇을 제어하는 기술은 로봇 공학에서도 특히 어려운 분야다. 인지 기능과 빠른 이동 속도, 반응 동작의 정확한 조율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윤타오 연구원은 “인지 기능을 로봇의 상·하지 움직임과 통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한 것이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배드민턴 로봇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배드민턴을 하려면 코트를 이동하면서 로봇 팔로 떨어지는 셔틀콕을 정확하게 받아내야 한다. 윤타오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프레임워크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나 다른 다족 로봇의 동적 작업 제어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술이 재난 구조나 응급 상황, 또는 사람과 같이 작업하는 공장에 투입하는 로봇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과 배드민턴을 한 애니말 로봇은 후터 교수 연구실에서 창업한 애니보틱스(ANYbotics)에서 상용화했다. 이 로봇은 2021년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지하 탐색 로봇 경진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취리히시의 하수도 내부와 북해(北海)의 해상 변전소에서 원격 검사 작업도 수행했다.

하수도 콘크리트 벽에 발을 대고 있는 로봇 개 애니말. 촉각 센서로 표면 거칠기를 파악해 수리가 필요한 결함 부위를 알아낸다./ETHZ

참고 자료

Science Robotics(2025), DOI : https://doi.org/10.5281/zenodo.15242151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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