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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여성에 대한 잔혹한 성폭력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발언을 생방송 중에 했다. 전체 연령대 국민이 시청한 27일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다. 이 후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를 지목해 발언을 여과 없이 읊은 뒤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난데없이 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비방이 질문 목적이다. 이 질문 내용은 이재명 후보 아들이 온라인상에서 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진위 여부가 규명되지 않았다.

이 후보 발언은 명백한 성폭력이다. 성폭력 묘사·재현은 그 자체로 가해 행위여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질문·인용 형식을 취했다고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더욱이 대선 후보 TV 토론은 국민의 알 권리와 올바른 선택을 위해 공적 재원을 투입해 주최하는 국가 행사다. 어린이와 미성년자들도 시청 중이었다. 입에 담기도 끔찍한 발언을 이 후보가 공론장에서 한 것은 대선 후보는 물론이고 정치인·공인 자질에 대해 근본적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이준석 후보가 제3자인 권 후보를 통해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려 한 것은 꼼수이거니와, 성폭력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 발상도 저급하다. 이 후보는 여성의 특정 부위를 두 번이나 언급했다. 학부모들은 “아이와 토론을 보다 황급히 TV를 껐다”고 성토했고, 여성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인간에 대한 존중부터 배우는 게 마땅할 만한 과오다.

시민단체들이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아동복지법·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고, 대선 후보 사퇴와 국회의원 제명 요구도 잇달았다. 이 후보가 갈라치기·혐오 전략이 계속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는 “공개된 자리에서 질의한 게 왜 문제냐”고 버티더니 당원 탈당 등 후폭풍이 커지자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보여주겠다던 ‘압도적 새로움’이 고작 이런 것이었나. 제대로 된 사과부터 하고, 왜 정치를 하는가를 돌아보기 바란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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