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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2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다시 한번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지역을 찾아 ‘보수 결집’에 호소했다. 특히 경남 김해와 양산 등 격전지 ‘낙동강 벨트’에서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보수 지지자들은 “초반보다 김 후보 지지세가 올라오고 있다”며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중도층들은 “잘 살 수 있게 해주는 후보를 찍겠다”며 여전히 판단을 유보했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청렴함’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8일 경남 김해시 김수로왕릉공원 앞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큰절하고 있다. /뉴스1

경남 김해선 “여론 반반” “단일화 실패하면 더 뭉칠 것”
이날 11시 40분쯤, 경남 김해 김수로왕릉공원 광장. 뜨거운 햇볕 아래, 500여 명의 지지자들이 태극기 문양의 양산과 붉은 풍선들을 한 손에 들고 유세차 앞에 속속 모여들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공원 나무 그늘에도 인파가 몰렸다. 김수로 왕릉 참배 일정이 추가되면서 후보가 예상 시간보다 20여분 뒤늦게 도착했지만 다수의 지지자들이 자리를 뜨지 않았다.

12시 10분쯤 등장한 김 후보는 무대 위로 올라 경남 지역 의원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아스팔트 바닥은 내리쬐는 햇살에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현장 열기만큼 뜨거운 민심은 곧바로 응답했다. 유세장 한켠 나무 그늘에 서 있던 김모씨(70대·남)은 “분위기 좋아요. 윤석열이 할 때보다 좋아. 김문수는 깨끗하지”라고 했다.

바로 옆에 있던 이모씨(50대·여)도 “김문수는 청백리라서 지지해요. 이재명이 대통령돼서 돈만 풀면 어려운 사람들만 더 어려워져요”라고 했다. 경남 바닥 민심에 대해선 “투표장에 안 간다는 사람들도 있고, 간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유세장 건너편 신발 가게 주인 정명식씨(69·남)는 자신을 국민의힘 당원이라고 소개하며 “김해는 야당 국회의원이 있다 보니까 손님들 얘기 들어보면 여론이 반반”이라고 했다.

계엄사태와 탄핵도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토론에서) 이 후보는 자기가 불리하면 말을 안 하고 그냥 얼렁뚱땅 넘어갔잖아요”라며, 방송 토론 이후 김 후보에 대한 바닥 민심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했다. 또 “이준석과 단일화가 안 되면 (오히려) 더 뭉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세대 간 지지 성향은 뚜렷한 분위기였다. 신발 가게 바로 앞에 있던 김모씨(68세·여)는 “김해에 민주당 지지자들도 많아요. 우리 같은 60 먹은 사람들은 거의 김문수를 많이 지지해요. 그런데 젊은 층은 이재명이를 많이 (지지) 하는 것 같아. 여기 국회의원도, 시장도 지금 민주당이잖아”라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이재명 지지도 많이 했는데 요새는 김문수가 많이 따라잡았다. 토론회 하고 나서 마이 왔다”고 전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8일 경남 양산시 이마트 양산점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경남 양산도 ‘쏠림’ 분위기 없어… “단일화 무산 아쉬워”
오후 2시 30분, 경남 이마트 양산점 앞. 그늘 하나 없이 내리쬐는 볕 아래, 김 후보는 다시 한번 큰절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유세장 앞 쭉 뻗은 도로까지 인파가 꽉 차지는 않았다. 더운 날씨 탓에 시민들은 도로 옆 인도에서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봤다.

이날 유세에선 부산과 울산을 잇는 도시 광역철도, 기업 유치를 통한 국가산단 조성 등 추진하겠다는 지역 개발 공약들이 쏟아졌다.

경남 양산을 지역구로 둔 김태호 의원은 “(일자리) 50만을 향해서, 앞으로 최고의 첨단 대기업을 유치해 달라”고 했고, 김 후보는 “일자리가 복지”라며 “일자리 대통령, 교통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유세장 공기는 김해와 사뭇 달랐다. 김 후보가 본격 등판하기 전인 오후 2시 10분경. 한 50대 남성이 “김문수 내란 동조자!”라며 고함을 쳤고, 김 후보의 지지자들은 “꺼지라!”며 거칠게 맞섰다. 일순간 유세장엔 긴장감이 돌았다.

이후 김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박모씨(30세·남)는 중도 성향이라고 밝히며 “미래세대를 위해 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거대 양당의 언론플레이도 문제고, 양쪽 다 잘한 건 없다. 국민의힘도 계엄한 건 잘못됐다. 민주당도 기본사회 같은 걸 추구하는 모습은 한국 경제에 안 맞을 것 같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는 또 “이준석 후보는 대선에서 좋은 이미지만 챙겨가도 득이지 않을까”라며 단일화 여부와 상관없이 거대 양당 후보 중에서 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일 하루 전 단일화가 무산되자 아쉬움도 터져 나왔다. 이마트 앞에서 만난 안모씨(73세·남)는 “단일화를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이준석이 안 했다”라며 “여기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원래 많은데 여기서만 이기면 뭐하나. 전체적으론 어려울 것 같다”고 선거 판세를 회의적으로 봤다.

그러면서도 “남은 시간에 올라갈지 내려갈지 모르겠다. 다들 합심하면 어떻게 될지”라며 기대감을 버리지는 않았다.

유세장 인근에서 만난 성모씨(54세·여)는 ‘중도 성향’이라고 소개하며 복잡한 속내를 토로했다.

성씨는 “국민의힘이 다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민주당이 더 위험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처음엔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지지했다고도 했다. 그는 “호남과 영남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 개헌으로 정치를 정리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처음에 김문수 후보는 고집만 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조사하고 나니까 삶이 대단한 분이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견제가 전혀 될 수 없을 것 같다. 계속 데모할 거고. 김문수 후보가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맞추겠다고 했으니, 그냥 그렇게 하고 좀 끝냈으면 좋겠다. 조용한 나라를 원해요”라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김문수, 사전투표 하루 전 ‘보수 재결집’ 행보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 국립 3·15 민주 묘지를 찾아 김주열 열사 묘역을 참배한 것을 시작으로 경남 김해, 부산과 경남 양산 등 ‘낙동강 벨트’를 훑고, 경북 경산·영천을 거쳐 대구에서 유세를 마무리했다.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부산·경남은 격전지로 통한다. 지난 10년 내 치러진 8 번의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과 국민의힘 계얼 정당이 각각 4번씩 번갈아 승리했다.

지난 대선 때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체 득표율에선 0.73%포인트 차로 패했지만, 낙동강 벨트 지역에선 20%포인트가량 뒤졌다.

지난 22대 총선에선 국민의힘이 ‘친노 성지’로 불리는 김해갑·을 탈환하지 못했고,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갑·을을 모두 국민의힘에 내줬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격전지를 찾아 보수 결집을 호소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그는 이날 저녁 7시 30분쯤 마지막 유세 일정인 대구 동성로28아트스퀘어에서 “내일, 모레 사전투표도 꼭 해주셔야 한다. 그걸 부정선거라고 안 하면 우리가 손해 본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오는 29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에서 사전투표에 나선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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