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 워싱턴디시(D.C.)의 백악관.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새로운 유학생 비자 면접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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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세계 미국 대사관에 유학생 비자 신규 면접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향후 유학생 비자 신청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조처로 풀이되는데,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폴리티코와 엔비시(NBC) 등에 따르면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각) 전세계 미국 대사관에 발송한 전문에서 “추가적인 유학생 및 교환방문자 비자(F, M, J) 면접 일정을 더는 배정하지 말고, 수일 내에 내려질 후속 지침을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전문에는 “학생 및 교환방문자 비자 신청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소셜미디어 심사 지침이 곧 제공될 예정”이라는 설명도 포함됐다. 다만 국무부는 이미 예약된 면접 일정은 진행하도록 했다.

국무부는 이미 두개의 행정명령, ‘미국을 외국 테러리스트 및 국가 안보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와 ‘반유대주의 대응 추가 조치’에 따라, 특정 유학생 및 교환방문자의 비자 신청을 사기방지 전담부서로 보내고 소셜미디어 검사를 의무화한 상태이다. 이번 조처는 이를 더욱 확대하는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한다는 명분을 들어 하버드 등 미국 대학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확대되는 소셜미디어 심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액시오스는 “인스타그램, 엑스, 틱톡 등 플랫폼에서 신청자의 게시물, 공유 내용, 댓글 등을 검토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28일 유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미국에 유학하기 위해 비자 인터뷰를 예약하려고 해도 선택 가능한 날짜가 표시되지 않는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주한 미국 대사관은 “인터뷰는 계속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대사관은 “국무부의 비자 인터뷰 예약 일정은 유동적”이라며 “비자 신청자는 계속해서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지만 “검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을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규 면접 접수는 중단됐지만, 미국 국무부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나온 입장으로 보인다.

한겨레

김원철 기자 [email protected], 김지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