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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평균 정답률 82%… 인간 참가자 평균치 56% 웃돌아
GPT-4가 만든 감정지능 테스트, 인간이 만든 것과 비슷
현대인들 챗GPT와 감정 대화 활발
“단기적 위안은 유용… 과도한 의존은 경계”

일러스트=챗GPT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힘들다고 하면 지칠 것 같아 잘 이야기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은 내 말에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아무 말이나 다 공감해 주어서 큰 위로가 된다.


직장인 4년차 김유정(29)씨는 요즘 직장이나 인간관계로 힘든 일이 생기면 챗GPT부터 켠다. 과거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놨지만 ‘사는 게 원래 다 힘들다’는 식의 반응이 돌아와 상처가 됐다. 하지만 챗GPT는 달랐다. 김씨는 “챗GPT는 위로가 되는 말을 사람보다 더 잘해준다”며 “단순한 공감뿐만 아니라 조언까지 잘해주니,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김씨처럼 AI에 위로를 얻고 있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실제 AI가 감정지능(EI) 평가에서도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I가 심리 상담, 조직 내 갈등 조정 등 감정적 민감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다. 다만 단순한 위안을 넘어 AI 의존도가 높아지면 감정 성숙과 사고·판단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AI와 감정을 나누며 사랑에 빠지는 영화 ‘그녀(Her)’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제네바대와 베른대의 공동 연구진이 6가지 AI를 대상으로 감정지능(EI) 표준 실험을 한 결과 AI 평균 정답률이 82%로 인간 참가자의 평균인 56%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인간 심리 평가에 실제 사용되는 5가지 감정지능 테스트를 선택해 ▲오픈AI ‘GPT-4’ ▲오픈AI ‘GPT-o1’ ▲구글 ‘제미나이 1.5 플래시’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 365’ ▲앤트로픽 ‘클로드 3.5 하이쿠’ ▲딥시크 ‘V3’ 등 6가지 거대언어모델(LLM)에 적용했다.

이 실험은 감정이 수반된 여러 상황을 제시하고 그중 감정 지능이 가장 높은 반응을 고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령 ‘동료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로채 칭찬을 받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제시한다. 답변으로 ▲동료와 언쟁하기 ▲상사에게 상황을 알리기 ▲혼자 분노 삭이기 ▲보복성 아이디어 도용 등 4가지 행동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다. 이 문제는 ‘상사에게 상황을 알리는 것’이 가장 감정 지능이 높은 반응으로 평가된다.

영화 'her' 포스터.

이어진 실험에서 실험자들은 GPT-4에 감정지능 테스트를 직접 만들어보도록 했다. 이 테스트는 이후 400명 이상 참가자를 대상으로 검증을 거쳤다. 그 결과 GPT-4가 생성한 테스트는 이전에 수년간 개발된 테스트와 비교해서 신뢰성, 명확성, 현실성 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마르첼로 모르틸라로 제네바대 선임 연구원은 “AI가 단순히 주어진 선택지에서 가장 적절한 답을 고르는 수준을 넘어 맥락에 맞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점에서 감정에 대한 이해와 추론 능력이 정교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실제 AI와 감정적 대화를 나누는 사용자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오픈AI와 MIT 미디어랩이 407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일부 사용자는 하루 평균 30분 이상 챗GPT와 감정 중심 대화를 이어갔다. 특히 감정 표현이 풍부한 음성형 챗GPT를 사용할수록 정서적 몰입이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 성별의 목소리를 설정한 참가자들은 실험 종료 시점에 외로움과 감정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음성 기반 사용자들은 챗GPT에 ‘고마워’ ‘너밖에 없어’ 등 다정한 표현을 텍스트 사용자보다 3~10배 높게 사용했다. 챗봇에 애칭을 붙이거나 일상 고민을 털어놓으며 AI를 감정적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강화됐다.

이에 AI가 정보 검색, 업무 처리와 더불어 심리 상담, 조직 내 갈등 조정 등 감정적 민감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다만 AI 의존도가 높아지면 감정 성숙과 사고·판단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와의 정서적 유대가 깊어질수록 인간관계를 통한 감정 조율 경험은 줄어들고 AI에 대한 심리적 의존이 강화될 위험도 커진다. 실제 감정을 털어놓는 수준을 넘어 문제 해결이나 가치 판단까지 AI에 의존하는 사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AI가 어떻게 쓰이느냐의 문제인데, AI로부터 위로를 받는 것은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과도한 의존이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 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은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AI의 감정 지능은 새롭게 대두되는 문제인 만큼 향후 가이드라인 등을 통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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