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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박사·포닥 어렵게 준비했는데
예산 삭감 이어 비자 중단에 대혼란
이미 입학 거절, 일정 연기 잇따라
"국내에서 공부해라" 교수 조언에
"유학파 선호하는 현실 알지 않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유학생 비자 인터뷰 중단을 지시한 사실이 알려진 27일 워싱턴DC 백악관 앞에 관광객들이 서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비자 인터뷰 신청을 아직 못한 학생도, 이미 신청해둔 학생도 모두 난리예요. 비자 심사를 무사히 받을 수 있을지, 어렵게 성사된 유학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 하나로 틀어지진 않을까 걱정이 크죠.”

미국 정부의 유학생 대상 비자 인터뷰 중단 소식이 알려진 28일 국내 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석사과정생 A씨는 이공계 학생들이 "다들 혼란스럽고 답답해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효율화’를 명목으로 과학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을 크게 삭감해 미국 유학 문이 가뜩이나 좁아졌는데, 이번 조치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유명 교수·연구실 대부분 미국에 있는데..."



미국 대학원 유학을 준비하던 이공계생들 상당수는 상반기부터 이미 고배를 마시고 있다. 물리학을 전공한 B씨는 올해 초 석사 유학을 위해 미국의 여러 대학에 지원해 면접을 봤지만 입학을 모두 거절당했다. '예산 부족'이 이유였다. 미국 대학들이 예산이나 비자 문제로 유학생을 받지 않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 B씨는 결국 독일 대학에 진학했다.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포닥) 자리를 얻으려는 졸업생들도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종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한 학생은 포닥을 하려던 기관과 논의가 거의 끝난 상태였는데 미국 상황이 달라지면서 일정이 연기됐고, 추천서를 보냈는데 아예 연락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미국 국립 연구소에서 포닥으로 일하던 제자들도 귀국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이공계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유학을 다른 나라로 가거나 국내에서 공부하라고 권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런 조언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토로한다. 서울의 한 공대에 재학 중인 C씨는 “학계에서 유명한 교수와 연구실이 대부분 미국에 있고, 국내에서도 미국 유학 출신을 선호하는데 방향을 쉽게 돌리긴 어렵다”며 “한국에 남은 선배들이 최근 R&D 예산 삭감으로 고생한 걸 봤기에 국내 역시 걱정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과학기술 교류 흔들리나... "인재 유치 기회" 시각도



한미 과학계의 연결고리인 인재 교류가 줄면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연구 협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학계 교류의 장부터 축소되는 분위기다. 최원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교수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같은 연구관리 기관까지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있어 현지 교수들이 학회 참석을 취소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했다. 인터뷰 중단 대상에 유학생용 F비자뿐 아니라 교환연구자를 위한 J비자가 포함된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운다.

다만 인재 유치가 절실한 국가들엔 미국의 이번 조치가 기회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행에 제동이 걸려 다른 나라 유학을 모색하는 과학기술 인재들을 받아들여 첨단산업 발전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거란 예상이다. 윤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수한 이공계 인력들이 국내에 머무를 수 있도록 정부가 다양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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