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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적 여성혐오 발언 일파만파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치 분야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스비에스(SBS) 유튜브 갈무리

대선 티브이(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을 묘사한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해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일반적으로 인터넷상에 있는 발언을 소개”한 것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해명하더니, 얼마 안 가 “이재명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 차원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28일 이준석 후보는 전날 밤 열린 대선 3차 티브이 토론에서의 성폭력적 여성 혐오 발언에 비판이 쏟아지자 논란을 진화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이날 아침 8시께 페이스북에 올린 첫 해명의 초점도 ‘일반론적인 문제 지적’이라는 데 맞춰졌다. 민주·진보 진영이 내부 성범죄 문제를 대하는 위선을 지적하기 위해 꺼낸 이야기였을 뿐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인터넷상에서 누군가가 했던 믿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이라는 표현이 첫 해명에 담겼다.

이날 아침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그 발언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다른 당사자가 있기는 하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인터넷에 있는 발언 하나를 소개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후보는 오전 11시께 페이스북에 올린 2차 해명에서도 “해당 인터넷 게시글이 이재명 후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어떤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던 이준석 후보의 입장은 이날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질답을 나누는 과정에서 바뀌었다. 논란의 발언은 이재명 후보 가족을 검증하기 위해 한 것이고, 발언의 출처는 “이재명 후보 쪽에서 과거 2021년에 얘기했던 캡처(갈무리) 사진”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재명 후보 아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전날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표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항의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유튜브 채널 등에서 이재명 후보 아들로 보이는 인물이 특정 아이돌을 거론하면서 쓴 댓글이라는 주장이 검증 없이 공유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선 토론장에서 여과 없이 거론한 셈이다. 정작 해당 댓글은 특정 아이돌이 언급된 글보다 두 달가량 빨리 작성됐고, 실제 이재명 후보 아들이 작성한 것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준석 후보의 티브이 토론 발언이 원본 댓글과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댓글 원본을 보면, 남성의 신체 부위에 특정한 행위를 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가 남성 신체 부위를 “여성 성기”로 바꿔 말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준석 후보는 댓글의 진위를 신중하게 따지지 않은 채 여성 신체 부위에 대한 가학적 폭력성을 드러내는 발언으로 “대국민 언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정치권 안팎의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준석 후보의 거듭된 해명에도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의원을 지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있었던 후보 토론은 우리 정치의 수준을 그대로 반영해 놓은 모양”이라며 “방송은 물론이고 공적인 자리에서 올려서는 안 되는 단어를 거침없이 입에 올렸다는 점에서 세계 정치사에 없는 기록을 세운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미국 같으면 대선 후보가 에프 워드(F***, 욕설)나 엔 워드(N*****, 흑인 비하 단어)를 공식 토론에서 입에 올린 격”이라며 “미국도 요즘은 정치 수준이 형편없어졌으나 이 같은 경우라면 진행자가 토론을 중단시켰을 것이고 그런 발언을 한 후보는 그것으로 끝이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지금 보수 진영은)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수준의 논쟁이 주류화돼 문제”라며 “(어제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평생 짊어져야 될 족쇄 발언이었다. 회복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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