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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점심시간 산책을 나온 직장인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티브이(TV) 토론 최악의 언어 성폭력으로 기록될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발언은 사후적으로 제재가 가능할까.

27일 밤 열린 대선 3차 티브이 토론의 후보들 발언 맥락을 보면, 여성 신체 부위에 대한 가학적 폭력성을 드러내는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질문 타이밍과 질문 대상자(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발언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법적 제재나 발언 영상 삭제, 자막 경고문 삽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대선 후보 토론회를 다루고 있는 법규는 △공직선거법 △정당법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 관리규정 등이 있다.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공표나 비방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은 담고 있지만, 이 후보 발언 같은 여성 혐오와 언어 성폭력을 처벌·제재하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 다만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는 ‘토론회 등의 질서유지’(제30조) 조항이 있다.

① 사회자는 후보자가 시간을 초과해 발언할 때 중지를 명해야 하고, 이에 불응하면 발언 중지 조치를 해야 한다.

후보자가 법에 위반되는 내용을 발표할 때는 사회자로 하여금 이를 제지하거나 중지를 명하도록 하고, 자막 안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③ 사회자는 후보자의 발언을 방해하거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자가 있을 때 이를 제지해야 하고, 이에 불응하면 퇴장시킬 수 있다.

이 후보의 발언은 왜 ②에 의한 ‘현장 제재’나 ‘사후 제재’를 받지 않았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쪽은 28일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대선 티브이 토론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조직인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다. 따라서 1차 심의 기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아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대선 티브이(TV) 토론 이준석 대선후보 성범죄 발언 단체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관위 설명을 종합하면, 티브이 토론 전에 후보자와 캠프, 사회자에게 토론에서 주의할 내용을 상세히 알려준다고 한다. 주로 공직선거법으로 당선무효형까지 가능한 허위사실공표죄나 비방죄 중심으로 법 위반이 없도록 안내한다고 한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런 가이드라인에 비춰볼 때 이준석 후보의 어제 발언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토론 사회자는 왜 개입하지 않았을까. 중앙선관위 쪽은 “토론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발언을 제지하거나 문제 삼을 경우 특정 후보에 대한 유불리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현장에서 바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유권자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유세를 마치고 백브리핑을 하던 중 한 시민으로부터 전날 TV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표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항의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후보 발언이 포함된 3차 티브이 토론 영상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누리집 등에서 여전히 볼 수 있다. 이 티브이 토론 영상에서 언어 성폭력 발언 부분을 삭제하거나, 삭제가 어렵다면 이에 대한 제재 문구 등을 사후적으로 입힐 수 있을까.

이 영상 저작권은 중계 주관방송사에 있다. 3차 티브이 토론 주관방송사는 문화방송(MBC)이다. 다만 이 역시 방송사가 직접 결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명시적 규정이나 선례가 없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우선 법적 검토와 판단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앙선관위는 ‘토론회 무용론’ 비판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토론 방식 개선 등을 포함해 이번에 논란이 된 혐오 발언 등 언어폭력에 대한 토론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6·3 대선 이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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