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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다’는 착각으로 오랜 세월 함께한 아내를 흉기로 무자비하게 찔러 살해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 양진수)는 28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77)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5일 오전 4시 15분쯤 군산시 조촌동의 자택에서 아내를 흉기로 17차례 찌르고 둔기로 2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직후 112에 전화해 “아내를 죽였다”고 자수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973년 아내와 결혼한 A씨는 최근 정신질환을 앓아 터무니없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가족과 갈등을 빚었다.

가족들은 A씨에 대해 정신과 진료와 소견서 등을 감안해 요양원 입원 방법 등도 고려했다고 한다. 사건 당시 A씨는 이 같은 치료 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는 아내와 자녀의 통화를 들었고 A씨는 ‘나를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다’고 착각해 이러한 비극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살인은 인간의 생명이란 절대적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로, 배우자를 무참히 살해한 피고인에게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한 대상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피고인을 믿고 의지하며 함께 살아온 아내”라면서 “피고인은 방어에 취약한 피해자를 매우 잔혹하고도 무참한 방식으로 살해했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자녀들은 평소 피해자를 살뜰히 챙기면서 부모의 행복한 노년을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들은 범행 이후 큰 충격과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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