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살해된 여성, 피해사례 모아 구속수사 요청했지만 경찰은 외면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사실혼 관계의 여성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분리조치를 당한 30대가 피해자를 찾아가 납치살인극을 벌인 뒤 자살한 사건과 관련, 경찰이 유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 사건 피해자는 그동안의 피해 사례를 녹음 파일 및 수백장 분량의 서류로 제출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요청했으나, 경찰은 한 달여간 구속영장 신청을 위한 서류조차 만들지 않고 있다가 피해자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강은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장은 28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 제2회의실에서 이른바 '동탄 납치살인' 사건에 대한 입장 발표를 했다.

강 서장은 "이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또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도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피해자 측은 112 신고, 고소 등의 방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호소했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해서는 경기남부경찰청의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성동탄경찰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전수 점검하고, 피해자 보호조치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탄 납치살인' 피의자 30대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0시 41분께 화성 동탄신도시의 오피스텔에서 자신이 사는 아파트단지로 납치해 온 사실혼 관계의 3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지난 3월 3일 이후 B씨와 분리조치돼 있던 A씨는 B씨가 임시로 머물고 있던 오피스텔 주소를 알아낸 뒤 직접 찾아가 범죄를 저질렀다.

112 신고 및 고소 이력 등에 대한 확인 결과 B씨는 앞서 A씨로부터 본 피해를 강력하게 호소하며 구속 수사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분리조치 상태에서 보복을 우려했던 B씨는 지난달 4일 A씨를 폭행,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같은 달 17일에는 지난 1년여 간의 피해 사례를 녹음한 파일을 녹취록으로 풀거나 글로 써 둔 600쪽 분량의 고소보충이유서를 제출하면서 "A씨를 구속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구속영장과 관련한 서류조차 만들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냈고, 결국 지난 12일 끔찍한 납치살인극이 벌어졌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971 경찰, '하이브 방시혁 부정거래 혐의' 압수수색 영장 재차 신청 랭크뉴스 2025.05.30
49970 미 법원 “트럼프 상호관세 위헌”…무역전쟁 새 국면 랭크뉴스 2025.05.30
49969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19.58% 역대 최고[ 6·3 대선 D-4 ] 랭크뉴스 2025.05.29
49968 소득 늘어도 지갑은 닫혔다…가계소비 4년來 최저 랭크뉴스 2025.05.29
49967 경찰 '계엄날 비화폰' 서버기록 확보과정, 검찰과 대치 무슨일? 랭크뉴스 2025.05.29
49966 성폭력 발언 반성 안 하는 이준석…정면돌파하다 정치적 무덤으로? [공덕포차] 랭크뉴스 2025.05.29
49965 미국 품목관세 더 독해질 가능성…트럼프 ‘또 다른 카드’ 꺼낼 수도 랭크뉴스 2025.05.29
49964 "각본에 없던 강간 장면 반복 촬영"…유명 男배우 소송당했다 뭔일 랭크뉴스 2025.05.29
49963 투표지 미리 받은 유권자들 건물 밖 대기…일부는 들고 밥 먹으러 랭크뉴스 2025.05.29
49962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19.58% 역대 최고‥전남 34.96% 대구 13.42% 랭크뉴스 2025.05.29
49961 ‘셜록’ 컴버배치 등 영국 유명인 300명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 중단” 랭크뉴스 2025.05.29
49960 카리나 이어 빈지노도 빨간 옷 입었다가… 정치색 논란에 “의도 없었다” 사과 랭크뉴스 2025.05.29
49959 [단독]‘공소시효 지났지만 증거는 남았다’···검찰, 김건희 1차 주가조작 추적 랭크뉴스 2025.05.29
49958 “마지막 기회란 마음으로 다 바꾸겠다” 반복된 산재 사고에 고개 숙인 SPC 랭크뉴스 2025.05.29
49957 상호관세 올스톱?‥전망은? 랭크뉴스 2025.05.29
49956 선관위 '사전투표 관리부실' 사과…"유권자 혼선, 책임 통감" 랭크뉴스 2025.05.29
49955 [현장+] "아이 낳으면 1억…승진 가산점도" 김문수, 격전지 수도권서 육아 정책 '승부수' 랭크뉴스 2025.05.29
49954 권영국 “친환경·지속가능 산업 전환 결의 다져” 여수산단서 ‘한 표’ 랭크뉴스 2025.05.29
49953 미국 1분기 성장률 -0.2%로 잠정 집계…속보치 대비 0.1%P ↑ 랭크뉴스 2025.05.29
49952 미국 법원 "트럼프 상호 관세 모두 무효‥권한 넘어선 것" 랭크뉴스 2025.05.29